이번엔 아메리칸항공… 유모차 뺏고 승객과 실랑이

입력 2017-04-23 18:25

미국 아메리칸항공 승무원이 아기를 안은 여성 승객의 유모차를 강제로 빼앗다가 아이를 떨어뜨릴 뻔한 사건이 발생했다. 최근 미국 유나이티드항공이 60대 승객을 강제로 끌어내려 공분을 일으킨 지 얼마 안 된 상황이어서 미국 항공사들의 고압적인 행태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22일(현지시간) CNN방송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이날 샌프란시스코에서 텍사스주 댈러스로 향하는 아메리칸항공 기내 탑승구에서 15개월 된 쌍둥이를 데리고 타려던 한 여성이 접이식 유모차를 승무원에게 빼앗겼다.

올리버 모건이라는 승객은 “승무원이 유모차를 거칠게 빼앗다가 아이를 칠 뻔했다”며 “유모차를 빼앗길 때 그 여성은 한 팔로 아이를 안고 있었다”고 전했다. 다른 승객은 “유모차를 빼앗는 과정에서 아기 엄마 얼굴이 부딪혔고, 아기가 하마터면 떨어질 뻔했다”고 페이스북에 적었다. 이후 장면은 승객이 찍은 휴대전화 영상에 고스란히 담겼다. 공개된 영상에는 젖먹이를 안은 여성 승객이 “아이에게 폭력은 안 돼요” “유모차를 돌려주세요”라며 계속 우는 장면이 나온다. 항공사 측에 격분한 남성 승객이 “그냥 두고 볼 수 없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승무원 이름이 뭐냐”며 항의했다(사진). 이어 자리로 돌아간 남성은 유모차를 빼앗은 승무원이 나타나자 다시 일어나 “내게 그런 식으로 한다면 당신을 때려눕히겠다”고 거칠게 항의했다.

그러나 해당 승무원은 “당신은 여기서 빠져”라고 손가락질을 했고, 남성 승객이 다가가자 “때려 봐. 한번 해봐” “당신은 사정을 몰라”라고 소리쳤다. 아메리칸항공 측은 이후 여성 승객을 다른 비행기의 일등석으로 옮겨준 것으로 알려졌다.

아메리칸항공은 “우리 직원의 행동이 사려 깊지 못했다. 해당 승무원을 업무에서 배제하고 진상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