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이제는 미래를 말할 시간”이라며 “미래를 여는 첫 번째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1000여명의 시민들과 2시간 동안 소통하며 “보수, 진보의 대통령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23일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가진 ‘국민과의 약속, 대한민국 미래선언’ 행사에서 “이 나라는 보수의 나라, 진보의 나라가 아니라 국민의 나라”라며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자는데 진보와 보수가 무엇이 다르냐”고 말했다. 이어 “전임 정권 실세였던 문재인 홍준표 유승민 후보는 현재의 안보·경제 위기에 대해 반성부터 하라”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안철수의 집권은 낡은 정치질서의 종말”이라며 “양 극단의 계파·패권 세력은 몰락하고 합리적 개혁 세력이 국민을 위한 협치의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했다. 특히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생각이 다르다고 문자폭탄을 날리는 것은 진보가 아니라 수구세력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광화문 행사는 지지자들이 단상에 나가 정책 제안을 하는 ‘국민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됐다. 안 후보는 행사 내내 시민들과 함께 계단에 앉아 연설을 경청했다. 선거 ‘로고송’인 가수 신해철씨의 ‘그대에게’에 맞춰 율동도 선보였다. 안 후보의 연설은 행사 마지막 순서였다. 그는 흰 셔츠의 소매를 걷은 채 단상에 올라 “전 국민의 유행어가 된 말”이라며 ‘그로울링’(울부짖는 듯한 창법) 화법으로 “누굽니까”를 외쳤다.
하지만 안 후보의 유세 현장은 많은 인파가 몰리는 문 후보와 달리 ‘폭발적’이지는 않다. 당 조직력이 열세인 탓이다. 안 후보 캠프 관계자는 “열성적 지지층도 문 후보에 비하면 적은 편”이라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이 역설적으로 안 후보의 장점을 드러낸다는 평가다. 지지자들과 더 긴밀히 소통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안 후보는 지난 20일 ‘모두를 위한 장애인 복지’ 간담회에 참석한 장애인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몸을 낮춰 인사했다. 시장이나 길거리 유세에서도 노인이나 어린이에게 몸을 숙여 악수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이른바 ‘눈높이 밀착 유세’다. 성격상 시민들의 ‘인증샷’ 요청을 거부하지 못해 일정이 예정보다 늦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 12일 고려대 100주년 기념관 특강에선 경호진과 협의해 무대 뒤편까지 좌석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서서 강연을 듣는 학생들을 배려한 것이다.
문동성 조효석 기자 theMoon@kmib.co.kr
안철수 “국민 모두의 대통령 될 것” 국민 콘서트 소통
입력 2017-04-23 1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