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인증샷·포옹 자연스런 접촉 ‘진한 스킨십’ 유세

입력 2017-04-24 05:00
문재인 후보의 부인 김정숙씨(왼쪽)와 안철수 후보의 부인 김미경씨가 22일 오후 전남 구례군 구례자연드림파크에서 열린 건립 3주년 축제에 나란히 참석해 음악에 맞춰 율동을 선보이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유세에는 ‘공식’이 있다. 중앙유세단 ‘슈퍼문’이 로고송과 율동으로 분위기를 띄우면 문 후보가 인파를 헤치며 등장하는 ‘대세 인증 오프닝’이 진행된다. 시민들과 포옹하는 ‘진한 스킨십’도 보여준다. 후보가 떠난 자리는 의원들이 남아 열기를 이어나가는 방식이다.

22일 부산 서면에는 문 후보 유세를 앞두고 오후 5시부터 유세 차량 부근이 인파로 가득 찼다. 민주당 추산으로 3만명이 몰렸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 이후 가장 많은 인파다.

‘슈퍼문’은 후보가 등장하기 1시간 전부터 ‘예열’을 시작했다. 50여명의 단원들은 문 후보 로고송에 맞춰 율동을 선보였다. 대부분 문 후보 지지자들로 결혼을 두 달 앞둔 예비 신부부터 취업준비생, 갓 제대한 군인까지 구성도 다양했다.

문 후보는 유세 차량으로 바로 향하지 않고 먼 곳에서 나타났다. 경호원들이 인파 사이로 길을 만들어냈고, 지지자들은 경호원 사이로 문 후보에게 팔을 뻗어 악수를 청했다. 꽃을 건네는 사람도 있었고, 같이 ‘셀카’를 찍기도 했다. 문 후보에게 꽃을 건넨 뒤 와락 껴안는 여성도 있었다. 문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 동안 계속 먼 곳에서 등장하고 있다.

문 후보가 유세 차량까지 오르는 데는 5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차량에 오른 문 후보는 두 팔을 번쩍 들어 기호 1번을 상징하는 엄지를 내보였다. 시민들이 ‘문재인’을 수차례 연호한 뒤 연설을 시작했다. 선대위 관계자는 23일 “문 후보의 유세 오프닝은 ‘대세를 인증하는 시간’이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지지받고 있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부 폐쇄적이고 배타적이라는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해 시민들과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노력”이라고 평했다. 지난 18일 광주 유세 때는 ‘프리허그’ 행사를 열어 유세 차량 위에서 지지자들과 포옹을 하고 기념사진도 찍었다.

‘달님 취뽀’ ‘청와대 길만 걸어 이니’ 등의 ‘응원 문구’도 등장한다. 달님은 문 후보를 뜻하는 애칭이고 ‘취뽀’는 ‘취업 뽀개기’의 줄임말로 ‘취업 성공’을 의미한다. ‘이니’는 문 후보의 이름을 따 친근하게 표현한 호칭이다.

후보가 유세를 마치고 떠난 자리는 현역 의원들이 남아 연설과 율동을 이어나갔다. 한편 안희정 충남지사 부인 민주원씨는 23일 방영된 문 후보의 TV 찬조연설에 첫 번째 주자로 나서 지지를 호소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