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전망치인 2.6%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확대 여부가 관건이라며 경계했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 참석차 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유 부총리는 22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을 2.6%로 예상했는데 더 올라갈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수출이 최근 경기 회복을 견인하고 있다”면서 “소비가 아직 그만큼 못 따라가지만 수출이 더 좋아지면 소비도 따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1분기 경기지표만 봐서는 추경을 편성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제기되는 조기 추경 요구에 대해 부정적 의사를 밝힌 것이다.
유 부총리는 다만 “성장률이 얼마나 올라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제일 중요한 요소는 미국이 어떻게 하느냐다”라고 말했다. 오는 6월 미국이 내놓을 상무부 종합무역보고서 등이 불리하게 나올 경우 한국 경제성장률을 끌어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유 부총리는 앞서 21일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과 가진 양자면담에서도 미국발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대응해 글로벌 교역 확대를 위해 협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한편 기재부는 이날 유 부총리가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와 면담한 자리에서 “한국경제가 수출 중심의 실물 부문에서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긍정적 평가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무디스 측도 이에 “한국경제 회복세가 긍정적”이라면서 “안정적 재정, 대외건전성 등 한국만의 강점을 바탕으로 대내외 리스크에 충분히 대응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
유일호 “올 성장률 2.6% 넘길수도… 美 보호무역이 관건”
입력 2017-04-23 2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