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일 경북 경산 ‘농협 권총 강도 사건’은 채무가 많은 지역 농민이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북 경산경찰서는 김모(43)씨를 전날 충북의 한 리조트에서 체포해 범행 동기와 총기 입수 과정 등을 수사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사건이 발생한 농협에서 6㎞가량 떨어진 곳에 사는 농민으로 경찰 조사에서 “빚이 많아 범행을 저질렀고 공범은 없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김씨의 주거지에서 700m가량 떨어진 지하수 관정에서 범행에 사용한 권총과 실탄 11발을 찾아냈다. 또 주거지 근처 창고에서 자전거를 발견했고 농협에서 탈취한 돈의 일부인 1190만원을 압수했다. 경찰은 김씨가 실탄 18발을 감췄다고 진술함에 따라 나머지 총알을 찾고 있으며 압수한 권총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감식 의뢰했다.
경찰은 총의 입수 경위에 대해 집중 조사하고 있다. 총과 함께 탄창도 발견돼 김씨가 사용한 권총이 사제 권총이 아닐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총은 조사를 더 해봐야 알 수 있다”면서도 “자동식 권총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김씨는 지난 20일 오전 경산시 남산면 자인농협 하남지점에 방한 마스크와 모자 등으로 얼굴을 가리고 침입해 직원 3명(남성 1, 여성 2)을 권총으로 위협, 1563만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남성 직원과 몸싸움을 하다가 권총 1발이 발사됐지만 부상자는 없었다.
자전거를 타고 달아난 후 종적을 감춘 김씨는 22일 오후 충북 한 리조트 주차장에서 붙잡혔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산=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
경산 농협 권총강도 총기 확보… 경찰, 총기입수 경위 집중조사
입력 2017-04-24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