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복만 울산시교육감의 구속은 현행 교육감 선출 제도가 교육자치와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이라는 기본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 교육감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이미 선거법 위반 혐의로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고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울산의 초·중등 교육행정이 정상적으로 이뤄졌을 리 없다.
교육감의 비리 등 개인문제로 교육행정이 파행을 겪는 것은 울산만이 아니다. 지난 2월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이청연 인천시교육감이 법정구속됐다. 바로 전 인천교육의 수장이었던 나근형 교육감도 뇌물수수 혐의로 처벌을 받았다. 서울시의 경우 직선제 1·2대 교육감 모두 임기를 마치지 못했다. 측근 비리까지 합친다면 전국 시·도교육감 중 문제가 되지 않은 교육감이 거의 없을 정도다. 교육감 직선제를 폐지하라는 여론이 들끓는 이유다.
지금의 교육감 선거는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의 대결로 승패가 갈라진다. 각 진영에서 대표성을 확보한 후보가 되려면 진영 내 정치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유권자에게는 후보의 비전과 성품을 판단할 기회가 거의 주어지지 않는다. 진영논리가 강요되기 때문이다. 후보는 집단적 이해 보장을 조건으로 특정세력의 도움을 받고, 분위기를 띄우는 선거운동에 큰 돈을 쓴다. 교육전문가가 끼어들 여지가 아예 없다.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내년 6월 치러진다. 시·도교육감 16명도 다시 뽑는다. 다음 달 선출될 대통령은 국회와 협의해 교육감 선출 방식을 개혁해야 한다. 차기 정부는 시급히 해결할 과제가 많지만 교육감 선거개혁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일이다. 개인비리는 더 강하게 처벌하고, 잘못된 선거문화는 하나하나 뜯어고치면서 나아가면 교육자치는 반드시 자리를 잡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유권자의 의사가 정확하게 반영되는 선거를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에서 출발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사설] 교육감 선출방식 조속히 바꿔야
입력 2017-04-23 1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