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세계 가전시장의 핵심 트렌드는 ‘Always On(항상 연결된)’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가정 내 전자기기들이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란 예상이다. 세계 TV시장의 경쟁구도 역시 빠르게 변하고 있다. 더 크고 선명한 TV를 향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지역·국가·연령에 따라 제각기 다른 생활방식을 가진 소비자들의 요구를 어떻게 충족시킬 것인지와 TV에 담길 콘텐츠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 세계 가전 트렌드 ‘Always On’
21∼22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 세계 가전박람회 IFA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 2017’(이하 콘퍼런스)에서 ‘커넥티드(연결된)’ 가전제품 시장이 주목을 받았다.
주제발표를 맡은 독일 시장조사기관 GfK의 위르겐 보이니 글로벌 디렉터(전자제품 소비자 부문)는 “매일 24시간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디지털 전자기기 시장 규모는 1조 달러(약 1136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GfK는 향후 성장이 예상되는 5가지 커넥티드 전자기기 시장으로 모바일 결제시스템, 교육·디자인·쇼핑 등으로 영역을 넓히는 VR(가상현실) 기기, 스마트폰으로 집안 내 전자기기를 원격으로 작동시키는 스마트홈 시스템, IT기술을 차량에 접목시킨 커넥티드 차량, ‘스마트 시계’와 같은 웨어러블 IT기기 시장을 꼽았다.
이 같은 트렌드는 종래 가전제품 시장의 판도를 바꿔놓고 있다. 기존의 세탁기, 냉장고, TV 등 대형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발전해 온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커피머신, 소형 스피커, 체중계, 전동칫솔 등 소형 가전제품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소형 가전 수요가 급증하면서 2008년 대형 가전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했던 소형 가전 거래량이 2015년 거의 동일한 수준(대형 46.5%, 소형 45.6%)으로 증가했다.
커넥티드 시장의 성장은 북미와 중국, 유럽이 주도하고 있다. 특히 성장세가 가파른 중국시장은 조만간 북미 지역을 제치고 커넥티드 가전시장의 가장 큰 수요처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추세는 오는 9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릴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IFA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IFA를 주관하는 메세 베를린의 크리스티앙 괴케 CEO는 “가전제품에 있어서 디지털과 물리적 세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며 “이번 박람회에서는 스마트홈과 드론, VR기기 등 새로운 분야가 우리의 현실을 어떻게 연결하고 있는지 보여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박람회에는 제조업체뿐만 아니라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과 연구기관을 위한 ‘IFA NEXT’라는 공간도 마련될 예정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주요기업들도 IFA 박람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IFA 옌스 하이데커 사장은 “한국 기업들은 박람회에서 항상 강한 모습을 보여 왔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역시 가장 중요한 발표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가 유럽시장에서 펼치고 있는 ‘프리미엄 가전제품’ 전략에 대해선 “유럽시장은 모든 첨단기술이 접목된 프리미엄 제품 시장과 싼 가격으로 경쟁하는 시장이 공존하는 매우 어려운 시장”이라며 “한국 기업들이 틈새시장을 잘 공략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TV, 크기·화질보다 콘텐츠가 관건
콘퍼런스에서는 TV시장의 트렌드가 주요 주제로 다뤄졌다. 시장조사기관 IHS의 폴 그레이 수석 애널리스트는 “TV 화면 크기가 65인치를 넘어서게 되면 단순히 스크린 크기를 통한 경쟁은 무의미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TV에 담길 콘텐츠가 향후 TV시장 판도를 가를 것으로 내다봤다. 전통적인 TV방송 시청시간은 매년 줄어들고 있고 유튜브와 트윗치 등 네트워크를 활용한 TV 쓰임새가 더 늘어나게 될 것이란 설명이다. 위르겐 보이니 글로벌 디렉터는 “소비자들은 TV에 각종 앱을 설치하면서 점차 새로운 콘텐츠를 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마이클 죌러 유럽법인 부사장은 ‘더 프레임’ TV를 이런 변화에 선두에 서게 될 제품으로 소개했다. 액자 형태인 더 프레임은 TV를 시청하지 않을 때는 ‘아트 모드’가 작동되면서 사용자가 선택한 예술작품 또는 사진들이 스크린에 뜬다. 5월 유럽에서 공식 출시할 예정인 더 프레임의 가격은 2199유로(약 267만원·55인치 기준)로 책정됐다.
리스본=정현수 기자jukebox@kmib.co.kr
올 가전 키워드 ‘Always On’… 칫솔·체중계도 IoT 연결
입력 2017-04-24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