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홋스퍼의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결승 티켓을 잡으려고 손흥민(사진)을 윙백으로 기용하는 무리수를 뒀다. 하지만 소속팀도 손흥민도 웃지 못했다.
23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2017 FA컵 첼시와 토트넘의 4강전. 손흥민은 모처럼 선발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포체티노 감독은 최근 4경기 연속 골로 상승세인 손흥민 카드를 꺼냈다. 그러나 손흥민은 주로 뛰던 2선 공격수가 아닌 윙백으로 나섰다.
공격에 강점을 가진 손흥민은 수비에 치중할 수밖에 없었다. 그에게 완벽한 수비를 기대하는 것도 무리였다. 전반 42분 손흥민은 수비과정에서 태클로 결정적인 페널티킥을 내주기까지 했다.
공격도 살아나지 않았다. 올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경기당 평균 2.3개의 슈팅을 날린 손흥민은 이날 단 한 개의 슈팅도 때리지 못했다. ‘맞지 않은 옷’을 입은 손흥민은 별다른 활약 없이 후반 23분 카일 워커와 교체됐다. 토트넘은 2대 4로 져 결승 티켓을 첼시에게 내줬다.
영국 현지 언론 및 관계자들은 대체로 포체티노 감독의 손흥민 윙백 기용이 패착이었다고 지적했다.
웨일스 국가대표 출신 해설가 로비 새비지는 “손흥민을 왜 왼쪽 윙백에 뒀나. 토트넘이 점유율은 앞섰지만 교체전술은 첼시의 승리”라고 했다. 영국 매체 ‘런던 스탠다드 이브닝’은 “손흥민은 활발했지만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포체티노 감독의 도박은 전반 막판에 역효과가 났다”고 주장했다. 손흥민을 후반전 교체카드로 활용해 공격에 집중토록 했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박구인 기자
[고집불통 감독 욕심에 한숨 쉬는 한국선수 2題] 손흥민, 포체티노 윙백 무리수에 헛발
입력 2017-04-24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