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돼지 흥분제’ 논란 일파만파

입력 2017-04-22 05:02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2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의 민망한 ‘돼지 흥분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홍 후보는 2005년 자전적 에세이집 ‘나 돌아가고 싶다’에서 대학생 시절 약물(돼지 흥분제)을 이용한 친구의 성범죄 모의에 가담하려 했다는 사실을 적었다. 정치권에서는 21일 홍 후보에 대한 사퇴 요구가 잇달아 나왔다.

홍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강연 직후 기자들과 만나 “그 책의 포맷을 보면 내가 직간접으로 들은 것을 작성하는 형식이지 내가 (성범죄에) 관여한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어 “책이 나올 때 설명을 다 해서 넘어갔는데 요즘 문제 삼는 것을 보니 유력 후보가 돼가는 모양”이라고 웃어넘겼다.

하지만 파문은 가라앉지 않았다. 이혜훈 의원 등 바른정당 전현직 여성 의원들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더 이상 대통령 후보로서의 자격이 없다“며 홍 후보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김경록 국민의당 대변인도 “성폭력의 공범임이 드러난 이상 우리는 홍 후보를 대선 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한편 자유한국당은 22일 오후 서울역광장에서 10만명이 참여하는 일명 ‘서울대첩’을 계획 중이다. 홍 후보의 공식 선거운동 이후 서울에서 갖는 첫 대규모 집중 유세다. 주말 서울 도심에서 탄핵반대 집회(태극기집회)를 이어온 친박(친박근혜) 보수단체 회원들도 동참키로 했다. 홍 후보는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친박계에 대해 “홍준표 대선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는 고마운 분들”이라고 호평했다. 과거 ‘양박(양아치 친박)’이라고 비난했던 것과 상반된 모습이다. 태극기집회 참여 51개 보수단체도 홍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