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당 대선 후보들이 일제히 노무현정부 시절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사전 결재’ 의혹을 이슈화하고 나섰다.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관련 문건 공개를 계기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불안한 안보관’ 때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2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북한인권결의안에) 당연히 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과의 대화 국면에서도 북한인권결의안에 찬성할 것이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안 후보는 “인권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이며 예외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울산 유세 중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민주당의 ‘안보 장사’ 비판에 대해 “이 문제는 지도자의 정직성에 대한 부분”이라며 “문 후보는 직접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했다.
안 후보는 문 후보와의 대북·안보관 차별화 전략을 펴고 있다. 주적(主敵) 개념 논란에 대해선 “현재 국방백서에 ‘적’으로 규정돼 있는 것은 북한밖에 없다”며 “(적과 주적은) 사실상 같은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국방백서에서 주적으로 규정한 것은 과거의 일”이라며 “남북관계 개선 이후엔 그런 규정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보수정당은 ‘거짓말 후보’라고 문 후보를 몰아세웠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송 전 장관의 문건 공개를 거론하며 “‘송민순 회고록’을 보면 문 후보가 크게 거짓말을 한 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거짓말하는 분, 북한을 주적이라고 말하지 않는 분한테 과연 국군통수권을 맡길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회의적”이라며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되기엔 어렵다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한국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문 후보의) 말 바꾸기가 진짜 적폐”라고 말했다. 유 후보는 “문 후보는 지난해 기억이 안 난다고 했는데 최근 토론회에선 ‘안 물어봤다’고 하다가 ‘북한이 아닌 주변에 취재만 했다’고 말했다”고 했다. 또 기자들과 만나 “문 후보는 여러 정황증거가 명백한데 북한에 물어보지 않았다고 하고 있다. 거짓말을 하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말이 바뀌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후보는 “이 부분은 대선 후보의 정직성, 거짓말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분명히 밝혀야 하고 청와대와 국정원에 관련 문건이 있으면 모두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문 후보는 지난 19일 토론에서 유 후보의 관련 질문에 “국정원을 통해 북한이 어떤 태도를 취할지 파악해본 것”이라고 답변했다.
글=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사진=최현규 기자
“안보관 불안”… 3당 후보 ‘문재인 때리기’ 총공세
입력 2017-04-22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