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서울 삼성동 자택을 매각하고 내곡동에 새 집을 마련했다. 박 전 대통령 측은 삼성동 자택을 67억5000만원에 팔고 지난달 13일 내곡동 집을 28억원에 사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 측은 21일 “박 전 대통령이 삼성동 집을 팔고 내곡동에 새 거처를 마련했다”며 “모든 절차가 마무리됐고 짐을 옮길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내곡동 주택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전날 박 전 대통령으로 소유권 이전 등기가 접수됐다. 인근 공인중개업체 관계자는 “평당 2300만원씩 28억원에 거래가 된 것으로 안다”며 “주변 시세보다 좀 높지만 신축 건물이라 이 정도면 무난한 금액”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계약 및 비용 지불 등은 박 전 대통령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와 이영선 청와대 경호관이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동 자택은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으로 소유권이 이전됐다.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는 “삼성동 집이 너무 낡아 불편하고 주변 환경도 번잡한 데다 이웃 주민들에게도 불편을 끼쳐 매각을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통령은 1979년 11월 청와대를 떠나 신당동, 장충동 자택에 머물렀고, 90년 이 집을 10억5000만원에 매입했다. 이후 2013년 2월 대통령 취임 전까지, 또 지난달 10일 대통령직에서 파면돼 구속되기 전까지 이곳에 머물렀다. 삼성동 자택 매매대금은 변호인 비용 등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내곡동 새 자택은 2008년에 지어진 지하 1층, 지상 2층짜리 건물이다. 대지 면적은 406㎡(약 123평), 건물 연면적은 570.66㎡(약 172평)다. 방 5개로 지하층은 주차장으로 쓰인다. 패션디자이너 이모(69)씨 명의로 된 이 자택엔 이씨 딸이자 영화배우 신모씨가 거주해 왔고 지난 19일 집을 비운 것으로 알려졌다.
내곡동 자택은 공교롭게도 이명박 전 대통령이 퇴임 후 거주하려 했던 내곡동 부지와 가깝다. 직선거리로 치면 390m 정도 떨어져 있다. 국가정보원과도 멀지 않다. MB는 재임 중 내곡동 사저 부지 특혜계약 의혹이 불거져 특검 수사를 받았다. MB는 결국 퇴임 후 취임 전에 살던 논현동 자택으로 되돌아갔다.
전직 대통령 두 명이 퇴임 후 머물 곳으로 내곡동을 택한 데는 경호상 이점이 거론된다. 청와대 경호실 관계자는 “자택 주변에 높은 빌딩이 없고 한적한 주택가여서 경호가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청와대 경호실은 내곡동 자택 인근에 경호동을 마련할 방침이다. 부지를 매입해 건물을 리모델링하거나 신축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글=권지혜 기자 jhk@kmib.co.kr, 사진=곽경근 선임기자, 그래픽=공희정 기자
박근혜 삼성동 자택 팔고 내곡동에 새 거처 마련
입력 2017-04-22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