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의 교회 성도가 기증받은 의약품을 도움이 필요한 국가에 전달했던 봉사활동이 그 나라의 청년 지도자를 세우는 일로 확장됐습니다. 굿파트너즈도 이제 다섯 살이 됐으니 걸음마를 떼고 제대로 달리기 위한 준비를 해야죠.”
최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만난 정재준(65·안산 동산교회) 장로는 설립 5주년을 맞은 기독NGO 굿파트너즈 대표로서의 포부를 이렇게 밝혔다. 2012년 2월 설립된 굿파트너즈는 이듬해 우간다지부, 2014년엔 스리랑카지부를 설립하면서 의료와 교육 분야에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도시까지 타고 갈 교통수단이 마땅치 않아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스리랑카 오지 마을의 만성신장질환(CKD·Chronic kidney disease) 환자들을 위해 저금통 후원자들을 모으고 환자 수송용 버스를 선물한 이야기(2015년 12월 5일자 18면 참조)로 주목을 받았다. 직원 5명의 작은 NGO가 이뤄낸 기적이었다.
정 장로는 스리랑카 주민들이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도록 정수시설을 설치하고, 우간다 어린이들을 교육하기 위한 유치원을 운영하면서 새로운 비전에 눈을 떴다. 꿈을 제대로 펼치지도 못한 채 포기하는 청년들을 교육하는 일이었다.
“스리랑카는 관광업이 주요 산업이라 호텔 건축이 성황입니다. 청년들의 제일 큰 꿈이 호텔에 취업하는 일인데 물가가 서울만큼 비싼 수도 콜롬보에서 그 꿈을 실현하기란 하늘의 별따기더라고요. 그래서 지방에 있는 청년들에게 그 기회를 줘야겠다고 결심을 했죠.”
일단 땅부터 찾아야했다. 스리랑카 정부에서 부지를 제공하겠다고 했지만 거절했다. 정 장로는 “직업학교를 세우는 궁극적 목표는 기독청년들을 통해 선교를 위한 그루터기를 만드는 것인데 정부에서 제공하는 땅에선 신앙교육을 할 수 없었다”며 “초심을 흔드는 걸림돌은 즉시 제거하고 기도로 다음 단계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기도의 열매는 든든한 동역자로 찾아왔다. 수도 콜롬보에서 약 13㎞ 떨어진 곳에서 사역하고 있는 강기종 콜롬보연합교회 목사가 교회 주변 2만9000여㎡(9600여평)를 기증하고 동역하기로 한 것이다. 지난달 8일 첫 삽을 뜬 기숙형 관광 직업학교는 올해 12월 완공해 내년 초 개소하는 게 목표다. 학교 이름은 희망센터(Hope Center). 정 장로는 “스리랑카 청년들의 꿈을 키워 나라의 희망을 세우고 7.5%에 불과한 복음화율을 높이는 전초기지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3개월 과정으로 진행되는 교육은 호텔 매니지먼트, 영어, 바리스타 이론·실습, 직업윤리, 신앙교육 등으로 이뤄진다. 정 장로는 “스리랑카 각 지방에 있는 교회의 추천으로 지원자를 모집해 지방의 기독청년들이 꿈에 도전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줄 것”이라면서 “연간 100여명의 호텔 전문가들이 배출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작지만 소중한 관심과 응원으로 기적을 이뤄온 만큼 하나님께서 예비한 또 다른 기적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걸음을 내디딜 것”이라 덧붙였다.
최기영 기자 ky710@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불교국 스리랑카에 믿음의 호텔리어 양성”
입력 2017-04-24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