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레닌… 러 의원들 매장법안 발의

입력 2017-04-22 05:02

러시아 의원들이 모스크바 붉은광장 내에 방부 처리 상태로 전시 중인 사회주의 혁명 지도자 블라디미르 레닌(1870∼1924·사진)의 시신을 매장하는 내용의 법안을 하원에 제출했다고 타스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집권당인 통합러시아당과 자유민주당(LDPR) 출신 하원의원 6명은 “레닌의 시신은 시대와 국가통합의 상징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소련 붕괴 전까지 집권했던 공산당은 반발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공산당은 법안 발의를 국민의 불안감을 초래할 수 있는 ‘도발’로 규정했다. 발의한 시기가 레닌의 생일(22일) 이틀 전이고 1917년 발생한 러시아혁명 100주년이라는 점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공산당 지지자들과 레닌을 ‘무자비한 독재자’로 보는 이들 모두를 자극한다는 것이다.

레닌 시신을 두고 국민적인 논쟁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러시아인 60%는 레닌 시신 매장에 찬성하고 있다.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도 여론조사 결과를 주요 논리로 내세우고 있다. 36%는 즉각 매장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24%는 레닌을 존경하는 세대가 사라진 뒤 사회적인 논란이 최소화될 때 매장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권준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