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파 로하니 vs 보수파 라이시… 이란 대선 2파전 압축

입력 2017-04-21 18:30 수정 2017-04-21 21:14

다음 달 19일(현지시간) 열리는 이란 대선의 윤곽이 드러났다. 로이터통신은 이란 헌법수호위원회가 20일 대선 후보로 등록한 1636명 중 6명의 공식 후보자를 선정해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중도파와 보수파 각각 3명이 심사를 통과했다. 이 중 중도파 하산 로하니(68) 현 대통령과 최근 급부상한 보수파 성직자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56)의 2파전 양상으로 대선이 치러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나머지 후보 4명 중 중도파에서는 에샤크 자한기리(60) 현 부통령과 모스타파 하셰미 타바(71) 전 부통령이 후보로 올랐다. 보수파에서는 모하마다 바게르 칼리바프(55) 테헤란 시장, 모스타파 어거 미르살림(69) 전 문화종교부 장관이 심사를 통과했다. 깜짝 출마를 선언했던 반(反)서방 성향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르 전 대통령은 자격 심사의 벽을 넘지 못했다.

대선의 가장 큰 쟁점은 주요 6개국과 맺은 핵 합의와 경제 문제다. 핵 합의를 두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어 대선이 국민투표의 성격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로하니 대통령은 4년 임기의 주요 업적으로 2015년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독일과 체결한 핵 합의를 내세울 예정이다. 핵을 포기하는 대신 경제 제재를 풀어 이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점을 홍보할 방침이다. 그러나 보수파는 핵 합의를 핵 주권을 포기한 ‘굴복외교’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 핵 합의로 얻게 되는 경제적 실리를 깎아내리는 전략으로 나설 방침이다.

라이시 후보는 로하니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두고서도 집중 포화를 쏟아붓고 있다. 특히 실업문제 해결을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 인구 약 8000만명 중 320만여명은 실직 상태다. 그러나 로하니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을 막았고 경제도 계획대로 성장하고 있으며 인권 문제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