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젠 前 국가안전부 부부장, 99억 받고 궈원구이 투자회사 회장 뒤 봐줬다

입력 2017-04-21 18:28
중국 투자회사 정취안홀딩스의 궈원구이 회장. 위키피디아

해외 도피 중인 중국 재벌과 중국 당국의 폭로전 속에 과거 중국 정경유착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현재 도피 중인 중국 투자회사 정취안홀딩스의 궈원구이 회장은 인터폴에 의해 적색 수배령이 내려진 상태다. 궈원구이는 부패로 낙마한 마젠 전 국가안전부 부부장에게 뇌물을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중국 당국은 최근 유튜브를 통해 마젠의 ‘자백 영상’을 공개했다.

21일 영상에 따르면 마젠은 궈원구이에게 6000만 위안(약 99억원)의 뇌물을 받았다고 인정하고 정보기관 최고위 관리가 2008∼2014년 어떻게 재벌의 뒤를 봐줬는지를 상세히 풀어놨다.

마젠은 궈원구이를 괴롭히는 관리에게 전화를 하거나 직접 만나 문제를 해결했다고 밝혔다. 때로는 공문을 소지한 국가안전부 직원을 보내기도 했다. 마젠이 상대한 관리들은 허베이성 정법위 서기와 베이징시 부시장, 민항국장, 증권감독위 부주석 등 다양하다. 궈원구이의 사업상 경쟁자들에 대해서는 도청이나 은행계좌 동결 등 영향력을 행사해 굴복시켰다. 또 공안 기관의 수사를 막고 궈원구이에 대한 부정적 기사를 삭제하도록 시키거나 해당 기자를 협박하기도 했다. 마젠은 그 대가로 홍콩의 저택 2채를 비롯한 상당한 뇌물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궈원구이는 미국의소리(VOA) 방송 인터뷰를 통해 반격에 나섰다. VOA를 인용한 홍콩 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궈원구이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오른팔로 불리는 왕치산 중국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 서기 겸 정치국 상무위원 일가의 부패 연루설을 주장했다. 왕치산의 부인 야오밍산 등이 하이난항공 지분을 부정적인 방법으로 취득했고 시 주석이 이에 대한 조사를 명령했다는 것이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