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6차 핵실험 등 추가 도발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중국군의 최근 동향이 심상치 않다. 이례적으로 중국 관영 언론들은 이지스함의 서해 훈련에 이어 초음속 전투기 실탄사격 훈련까지 공개했다. 로이터 통신도 “중국 폭격기들의 출격 횟수가 평소보다 늘었다”며 “경계태세를 강화했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25일 북한의 군 창건일이나 28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북핵 관련 특별회의 등을 계기로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군의 최근 동향은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한반도로 향하면서 일어날 수 있는 우발적 충돌 상황에 대비하는 한편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한 경고의 의미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민망 등 관영 언론들은 최근 중국군이 지난달 말 서해와 인접한 보하이만 해역에서 중국제 초음속 공격기 Q-5가 시뮬레이션 목표물에 실제 미사일을 발사해 타격하는 훈련 사진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CCTV는 북해함대 소속 최신형 구축함 시닝함이 서해에 투입돼 처음으로 실탄사격 훈련을 벌인 장면을 방영했다. 특히 시닝함 병사들이 방사선 방호복을 입은 채 화학·방사능 방어 훈련에 나서서 눈길을 끌었다. 홍콩 동망은 “인민해방군이 핵 위기를 상정해 전쟁에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북핵 위기가 수습할 수 없는 상태가 될 것에 대비한 것이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군 당국은 부인하고 있지만 중국이 북·중 접경에 병력 15만명을 증강 배치하고 중국군의 5개 전구 중 하나인 북부전구 소속 부대들에 ‘4급 전시대비령’을 발령했다는 보도가 중화권 매체를 통해 흘러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2척이 21일 오전 나가사키현 사세보 기지를 출항했다고 NHK방송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일본 방위성은 호위함 출항과 관련해 현재 한반도 인근 해역으로 이동 중인 칼빈슨호와 공동 훈련 실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일본 호위함과 칼빈슨호의 공동 훈련의 구체적인 일시, 장소 등은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칼빈슨호의 한반도 인근 해역 진입에 맞춰 호위함이 합류하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 이들 호위함은 이미 지난달 7∼10일과 27∼29일 두 차례에 걸쳐 동중국해에서 칼빈슨호와 공동 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 미·일 양국이 다시 공동 훈련을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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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스함 훈련·전투기 사격… 중국군도 심상찮다
입력 2017-04-22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