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한반도 관련 대화 내용을 소개한 인터뷰에서 ‘한국은 중국의 일부였다’고 말한 데 대해 중국 외교부가 20일 사실관계 확인은 회피한 채 “한국 국민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만 밝혔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 정부와 한국 국민이 우려하고 있다”며 중국의 입장을 묻는 질문에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한국 국민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루 대변인은 “중·미 정상이 지난 6∼7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고, 관련 상황은 이미 즉시 발표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한국 외교부는 이날 미국과 중국을 상대로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루 대변인은 한국 정부로부터 외교 경로를 통해 확인요청 서한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이미 답변했지만 한국 국민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미국 대통령이 한 말을 중국이 공개적으로 확인하거나 반박하는 것은 외교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것”이라며 “시 주석이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걱정할 만한 말은 하지 않았음을 간접적으로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정상회담 때 중국과 한반도 역사, 수천년간의 전쟁 등에 대해 설명했다. 시 주석은 한국은 실제로 중국의 일부였다고 했다”고 말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선 질타가 계속 쏟아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신중치 못한(inartful) 발언이 한국민의 분노를 키웠다”면서 “한국에는 불리한 중국 중심적인 역사를 공개적으로 말한 것은 명백한 실수”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은 고유의 뿌리와 역사를 가진 민족”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역사를 외국의 수장이 아닌 한국 전문가에게 배워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시진핑 ‘한국은 중국의 일부’ 발언 사실 확인은 않고… 中 “한국 국민은 걱정할 필요 없다”
입력 2017-04-20 21:55 수정 2017-04-21 0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