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사법행정권 남용 조사 결과 수용”

입력 2017-04-20 21:46
법원행정처가 일선 법관들의 사법개혁 움직임을 견제하기 위해 사법행정권을 남용했다는 의혹이 일부 사실로 드러나자 대법원이 공식사과했다. 법원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발표 이틀 만이다.

고영한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20일 내부 전산망인 코트넷에 입장자료를 올려 “사법행정을 담당하고 있는 저로서도 진상조사 보고서를 읽어 나가면서 참담한 심정이었다”고 말했다.

고 처장은 “조사위에서 이번 사태의 원인과 문제점을 소상히 파악하고 건설적인 방향까지 제시한 것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이를 겸허히 수용하면서 합당한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법제도 관련 논의의 공론화와 법원행정처 업무처리 시스템과 관행 개선 등 조사위가 제안한 사항뿐 아니라 이번에 드러난 여러 문제점에 대해 오늘부터라도 개선 노력을 시작하겠다”고 했다. 이어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며 향후 일선 법관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제도개선 논의 경과 등을 공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개선방안 마련을 위해 전국 판사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하거나 위원회·협의체 등 기구를 구성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대법원이 관련자 문책이나 구체적 해결 방안 없이 원론적 수준의 입장만 냈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호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