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5월부터 5개의 주파수를 하나로 묶는 ‘5밴드CA’ 기술을 처음으로 선보인다. 이는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 전 단계인 4.5G 서비스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갤럭시S8을 쓰는 SK텔레콤 이용자는 지금보다 40% 빠른 속도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SK텔레콤은 20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서비스 계획을 밝혔다. SK텔레콤은 국내 이동통신사 중 유일하게 5개 주파수 대역을 가지고 있다. 이를 하나의 주파수처럼 묶으면 데이터 전송 속도와 성능을 높일 수 있다. SK텔레콤은 현재 LTE 속도 대비 40% 빠른 700Mbps급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GB 용량의 HD 영화 한 편을 23초 만에 받을 수 있는 속도다.
실제로 이날 광주에서 속도를 측정한 결과 갤럭시S8으로는 635Mbps가 구현된 반면 갤럭시S7은 345Mbps가 측정됐다. SK텔레콤은 올 하반기 900Mbps, 내년에는 1Gbps 이상의 속도를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도달 범위(커버리지)도 서울, 광역시 등 주요 지역부터 올해 말까지 인구 대비 전국 51%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5밴드CA 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단말기는 갤럭시S8이 유일하다.
갤럭시S8을 쓰지 않는 이용자도 안정적인 네트워크를 사용하게 된다. 트래픽 분산으로 속도 저하를 막고 안정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승원 SK텔레콤 인프라전략본부장은 “SK텔레콤 가입자 중 80%가량이 LTE를 사용하고 있고 매년 40% 이상 트래픽이 늘고 있다”며 “도로가 그대로 있는데 차량이 늘어나면 길은 막힐 수밖에 없다. 트래픽 분산으로 쾌적한 네트워크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AI(인공지능)를 네트워크 성능 개선에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반 예측을 통해 소비자가 불편을 느끼기 전에 문제를 해결하는 식이다. 딥러닝 기술을 통해 스팸 메시지나 악성코드의 감지, 차단율도 높인다. 지난해 12월 상용망에 적용한 ‘AI 네트워크’는 고도화를 앞두고 있다.
스마트폰 배터리 효율을 높이는 C-DRX 기술도 이날 국내 전역에 적용했다. 배터리 효율을 최대 45% 높이는 기술로 121종의 LTE폰이 대상이다. KT가 지난 1일 이 기술을 전국망에 처음 상용화한 데 대한 반격이다. 박진효 SK텔레콤 네트워크기술원장은 “갤럭시S8 출시로 품질 저하 없이 C-DRX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고 판단해 서비스하게 됐다”며 “사업자 간 경쟁은 시장 전체가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열리는 4.5G 시대, 고화질 영화 23초 만에 받는다
입력 2017-04-21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