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KBS에서 19일 열린 2차 TV토론은 2시간 동안 서서 진행하는 ‘스탠딩 토론’ 방식이 처음 도입됐다. 후보들은 사전 원고 없이 난상토론을 벌였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다른 후보 4명의 집중 공격에 수세에 몰렸다. 문 후보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문자폭탄’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안 후보는 자신을 지지한 가수 전인권씨가 문 후보 지지자들로부터 ‘문자폭탄’을 받았다고 몰아세웠다. 당황한 문 후보는 “폭력적이고 모욕적인 문자폭탄을 보내는 건 옳지 않다고 말했다”며 서둘러 답변을 마무리했다. 안 후보가 거듭 질문하자 문 후보는 안 후보 쪽을 쳐다보지 않은 채 사회자의 중재를 요청하기도 했다. 문 후보가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질문하려 하자 홍 후보는 웃음 띤 얼굴로 “(문재인·안철수) 두 분이 말하세요. (안 후보가) 계속 묻잖아요”라고 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문 후보는 서로를 손으로 가리키는 동작까지 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유 후보는 “북핵, 미사일 문제로 국가가 위중한데 군 복무기간을 왜 줄이려고 하느냐”며 문 후보를 몰아세웠다. 문 후보는 “국방개혁법에 따라 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안 후보는 지난 13일 1차 TV토론 때 지적받은 ‘경직된 표정’을 의식한 듯 자주 웃음을 보였다. 안 후보는 첫 후보 인사에서도 ‘V’자로 두 팔을 벌리며 “국민이 이깁니다”라고 말하며 다른 후보와 차별화했다. 자신의 선거벽보 포즈와 선거 슬로건인 ‘국민이 이긴다’를 강조한 것이다. 후보들이 ‘대북송금 특검’을 두고 난타전을 벌이자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대북송금 특검이 몇 년 지난 얘기냐. 그걸 아직도 우려먹느냐”며 “앞으로 뭘 할지 얘기하자”고 말했다.
토론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 KBS 본관 정문에는 토론 시작 2시간 전부터 5당 선거운동원들이 정당을 상징하는 색깔의 점퍼를 맞춰 입고 장외 응원전을 펼쳤다. 지붕에 대형 TV패널을 단 유세차도 동원됐다. 홍 후보 측 운동원들은 북과 장구를 활용해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安 “문자폭탄은 폭력” 비판에 文 당황… 洪 “두 분이 해결하라”
입력 2017-04-20 0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