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농구명가 재건에 나선 서울 삼성이 ‘디펜딩 챔피언’ 고양 오리온을 물리치고 2008-2009시즌 이후 8년 만에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성공했다.
삼성은 19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5차전에서 91대 84로 오리온을 꺾었다. 이로써 삼성은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챔피언에 도전할 기회를 잡았다. 삼성의 마지막 플레이오프 우승은 2005-2006시즌이다. 삼성은 6강과 4강 플레이오프에서 총 10경기를 치르고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다.
삼성 외국인 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는 32점 14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작성하며 변함없는 활약을 이어갔다. 삼성은 평소 라틀리프에 대한 득점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날 경기에선 문태영(20점) 김태술(12점) 마이클 크레익(11점) 등이 두 자릿수 득점을 보태며 승리를 가져왔다.
삼성은 두 명의 선수가 골밑의 라틀리프를 에워싸는 오리온의 도움수비를 역이용해 경기를 풀어 나갔다. 특히 문태영은 4쿼터 승부처에서 빈 공간을 찾아다니며 라틀리프의 패스를 받아 득점을 쌓았다. 플레이오프에서 부진해 마음고생이 심했던 가드 김태술은 경기 종료 55초 전 승부에 쐐기를 박는 3점슛으로 승리에 기여했다.
삼성 이상민(사진) 감독은 “여태껏 경험하지 못했던 힘든 플레이오프를 치렀다. 이번 플레이오프를 통해 선수들의 팀웍과 경기력이 나아졌다”며 “감독 부임 후 처음 챔피언결정전에 올랐는데 책임감이 크다. 힘들게 올라온 만큼 꼭 우승하겠다”고 말했다.
오리온은 두 시즌 연속 우승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봄 농구를 마쳤다. 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한 시즌 동안 선수들이 부상 등 어려운 상황 속에서 잘 버텨줬는데 마무리가 아쉽다. 다음 시즌 준비 잘해서 팬들에게 더 좋은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삼성은 22일부터 창단 이후 첫 통합우승을 노리는 안양 KGC인삼공사와 7전4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을 갖는다.
고양=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삼성, 오리온 꺾고 8년 만에 챔프전 진출
입력 2017-04-20 02: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