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발머의 새 도전

입력 2017-04-19 21:10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한 스티브 발머(61·사진)가 미국 정부의 수입과 지출을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 사이트 ‘USA팩트’를 만들었다. 가짜 뉴스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시대에 누구나 사이트에 접속해 ‘팩트 체킹(사실 확인)’을 하고 정부를 감시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시도로 보인다.

1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이 사이트(usafacts.org)는 미국 내 70여개 기관과 130개 정부 데이터를 모아 연방정부와 주정부, 지방정부가 세금을 어디에, 어떻게 사용하는지 볼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기업공시처럼 부문별 지출을 모두 검색할 수 있는데 한 학교의 예산부터 전국 소방본부의 지출 데이터까지 모두 들어 있다. 발머는 매년 기업 서류 형식으로 세금의 출처를 정리한 보고서를 펴내겠다는 포부다.

USA팩트에 따르면 2014년 미국의 총수입은 5조2000억 달러(약 5929조원), 지출은 이보다 많은 5조3860억 달러(6141조원)였다. 발머는 “공무원의 거의 절반이 교육계에 고용돼 있고 법인 소득세는 생각했던 것보다 국고에 덜 기여하고 있다”면서 “납세자가 단 1센트라도 어떻게 쓰이는지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하려 한다”고 말했다.

발머는 아내와 대화하다 이 사이트를 구상했다. 13년간 일해 온 MS에서 2014년 물러난 그는 자선사업을 해보자는 아내의 권유에 “정부가 가난한 이를 도울 수 있도록 충분한 세금을 냈다”고 둘러댔다. 아내가 “정부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있다”고 받아치자 문득 정부가 어디에 세금을 쓰는지 알고 싶었다고 한다. 발머는 미국프로농구(NBA) 구단인 LA클리퍼스의 구단주도 맡고 있다.

김미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