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빙붕 위 물줄기가 빙붕 붕괴 막는다

입력 2017-04-20 02:03

남극 빙붕(氷棚·ice shelf) 위를 흐르는 물줄기가 오히려 빙붕 붕괴를 막는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해양수산부는 2014년부터 추진한 연구를 통해 남극 빙붕의 붕괴 및 이에 따른 해수면 상승이 당초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단서를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영국 네이처 4월호에 게재됐다.

빙붕은 남극 대륙을 뒤덮은 얼음이 빙하를 타고 흘러내려와 바다 위로 퍼지며 평평하게 얼어붙은 것이다. 두께는 200∼900m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빙붕 표면이 녹으면서 형성된 물웅덩이가 빙붕 붕괴를 촉진시켜 해수면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부설 극지연구소와 미국·이탈리아 국제 연구팀은 장보고기지 인근에 위치한 ‘난센 빙붕’을 대상으로 공동 진행한 연구를 통해 빙붕 표면에 물웅덩이가 생성돼도 안정도가 유지되는 것으로 파악했다. 물웅덩이가 모여 물줄기가 생기고, 물줄기를 따라 빙붕 표면 물이 바다로 빠져나가면서 붕괴가 더 이상 진행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극지연구소 이원상 해수면변동예측사업단장은 “표면의 물웅덩이로 빙붕 붕괴가 촉진되면서 2100년까지 세계 해수면이 2m 정도 상승할 것으로 학계는 예측했었다”며 “이번 연구를 기준으로 보면 해수면 상승 속도가 예상보다 늦춰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종=유성열 기자, 그래픽=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