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3억원대 뇌물공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의 진술 조서가 법정에서 공개됐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문화·체육 재단을 지원해 달라는 말은 들은 적 없다”며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또 “독대 당시 대통령이 JTBC 얘기를 한 건 맞는다”며 “대통령이 좀 언짢아하신다고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에게 전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 심리로 19일 열린 이 부회장의 4회 공판에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부회장 진술조서를 제시했다. 이 부회장은 특검 조사에서 “2015년 7월 독대에서 박 전 대통령이 이건희 회장의 건강에 관심을 보였다”며 “갤럭시 판매 현황도 질문했고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뒷받침해줘 감사하다는 말도 했다. 저는 어정쩡하게 듣기만 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특검은 “독대 당시 문화·체육 재단 설립에 대한 지원 요청을 받지 않았느냐”고 캐물었다. 이 부회장은 “아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당시 재단 얘기는 없었다”고 부인했다. 특검은 법정에서 “대통령이 이런 얘기를 하려고 기업 총수와 독대한다는 건 상식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최순실(61)씨 딸 정유라(21)씨 승마 지원에 대해 이 부회장은 “진행 상황을 전혀 몰랐다”고 했다. 특검은 “2016년 2월 대통령과 3차 독대 전에 2차 독대 당시 질책 받았던 승마 지원 현황을 확인해 보는 게 정상 아니냐”고 물었다. 이 부회장은 “최지성 미래전략실장에게 승마 지원 상황을 알려 달라고 했는데, 최 실장이 잘 돌아가고 있다고 해 신경 쓰지 않았다”고 했다. “삼성 스타일은 믿고 맡기는 것”이라며 “문제가 있다면 (최 실장이) 얘기할 거라고 생각했다”고도 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
이재용 “朴독대때 재단지원 요청 없었다” 특검진술 공개
입력 2017-04-19 18:51 수정 2017-04-19 2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