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당 후보들이 공식 선거운동 돌입 이후 시작되는 TV토론을 앞두고 ‘10% 부동층 표심’을 잡기 위한 출격 준비를 마쳤다. 통상 TV토론회로 좌우되는 표심은 8∼10%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 대선은 ‘야-야 대결’, ‘보수 적통 경쟁’ 등 복잡한 고차방정식 속에 치러지는 탓에 TV토론의 위력이 더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선이 20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TV토론을 보고 지지 후보를 바꾸겠다는 유권자가 적지 않은 점도 후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19일 밤 10시에 열리는 KBS TV토론을 비롯해 향후 네 차례 더 개최되는 TV토론은 선거 판세를 결정할 중요 변수로 꼽힌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은 TV토론 승부처를 목소리 톤과 매너로 보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19일 “문 후보가 가장 확실한 ‘대통령감’이라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 남은 토론회의 핵심 전략”이라며 “당황하지 않고 여유로운 태도로 국민에게 지도자 이미지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선대위는 발언자의 음색과 태도가 유권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결정적 요인이라는 외부 자문 결과를 토대로 TV토론 준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문 후보 측은 경쟁 후보에 대한 적극적인 공격포인트 개발에도 역량을 쏟고 있다. 특히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향해 부인 김미경 교수의 보좌진 사적 이용 등 공과 사를 구별하지 못하는 행태, 사드 당론 변경 시도 등 비민주적 리더십을 비판할 예정이다.
안 후보는 ‘여유 있는 태도’가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지난 13일 열린 1차 TV토론에서 안 후보가 경직된 태도를 보이면서 점수를 깎아먹었다는 평가가 많다. 안 후보는 다른 후보들의 네거티브 공격에도 최대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면서 본인의 주무기인 정책 메시지 전달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지지율이 낮은 후발주자들도 TV토론에 사활을 걸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세탁기’ 발언 등 후보 특유의 개성과 임기응변을 살려 TV토론에 임한다는 방침이다. 홍 후보는 오전에 열린 중소기업중앙회 최고경영자(CEO) 혁신포럼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재미있게 하겠다. 토론에 무슨 전략이 있겠느냐”며 “진솔하게 자기를 알리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관계자도 “당 안팎에서 정제된 발언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의외로 시원시원한 발언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며 “본인 스타일을 살려 실력 발휘를 하는 게 가장 좋은 전략”이라고 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네거티브 없이 오로지 정책과 식견으로 국민의 평가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경제학 박사이면서 국회 국방위원장을 지낸 경력을 십분 살려 안보·경제 위기를 해결할 적임자임을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특히 유 후보 측은 1차 TV토론 이후 쏟아진 호평에 고무돼 있다. 지상욱 대변인은 “유 후보 머릿속엔 이미 각종 현안이 잘 정리돼 있어 다른 후보들처럼 벼락치기식 준비를 할 필요가 없다”며 “컨디션 관리에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정의당은 지난 TV토론에서 심상정 후보가 다른 후보들과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자평하고 있다. TV토론 이후 후원금도 대폭 늘었다고 한다. 심 후보는 향후 TV토론에서도 국정철학을 비롯해 노동 및 외교안보 분야의 ‘심상정표 정책’ 알리기에 주력할 계획이다.
백상진 권지혜 이종선 기자 sharky@kmib.co.kr
시청자 취향저격… ‘10% 표심’ 움직여라
입력 2017-04-19 19: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