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정부가 내국인 우선 정책의 일환으로 20여년간 유지해온 임시 취업비자 제도를 없앴다. 이 비자가 영주권 취득의 준비 단계로 이용됐던 터라 호주 취업이민을 꿈꿔온 한국인들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19일(현지시간) 현지 ABC뉴스에 따르면 전날 호주 정부는 외국인 정착 비자로 불렸던 4년 기한 임시 취업비자, 일명 ‘457비자’를 전격 폐지했다. 맬컴 턴불 총리는 “호주 노동자가 일자리에서 우선순위를 선점해야 한다”며 “호주인에게 갈 수 있거나 가야만 하는 일자리를 임시직 외국인 노동자가 차지하는 수단이 되도록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미 457비자를 취득해 호주에서 거주 중인 외국인은 소급 적용을 받지 않는다.
2년과 4년 기한의 임시 비자 2종이 대체되지만 엄격한 영어 능력시험 통과, 최소 2년의 실무 경력, 범죄기록 조회 등을 의무화했다. 또 비자 신청이 가능한 직업군도 기존 651개에서 2년 비자는 268개, 4년 비자는 167개로 대폭 축소했다.
현지에선 턴불 행정부의 이번 결정이 극우정당의 요구를 반영했다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기조를 따라한 ‘트럼프 스타일(Trump-esque)’이란 비아냥까지 쏟아지고 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이민 문 닫아거는 호주… 임시취업비자 20여년 만에 폐지
입력 2017-04-19 1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