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리 그레이엄 목사의 장남인 프랭클린 그레이엄 목사의 정치적 행보가 논란이 되면서 그가 이끄는 대형 전도집회인 ‘페스티벌(Festival)’이 타격을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그의 정책을 지지해온 그레이엄 목사에게까지 번진 셈이다.
19일 미국 크리스채너티투데이와 크리스천포스트 등에 따르면 최근 노르웨이 교계 지도자들은 오는 11월 11∼12일 오슬로에서 예정된 페스티벌 집회를 취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그레이엄 목사의 언행이 복음 전파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노르웨이 아그데르대학 스테판 피셔 호이렘 종교역사학 교수는 “미국 45대(트럼프) 대통령과 그레이엄 목사의 밀접한 관계는 유럽에서의 복음 증거에 엄청난 해악을 끼치고 있다”며 “오슬로 크리스천 지도자들은 (페스티벌 집회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노르웨이 복음주의권에서 그레이엄 목사의 신학을 공유하는 최대 크리스천 싱크탱크도 그레이엄 목사와 교류를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레이엄 목사는 대선 때 트럼프 후보를 공개 지지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보수적 기독교 가치를 내세우며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간접적으로 호소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해서도 찬성 입장을 밝혔다.
페스티벌 집회 주최 측은 일단 예정대로 오슬로 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페스티벌 사역팀 관계자는 “집회는 오직 한 가지에 초점을 맞춘다. 예수 그리스도”라며 “집회는 모든 사람에게 열려있다. 우리의 희망은 오슬로 사람들이 와서 듣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달 초 페스티벌 집회를 위한 오슬로 교회 목회자 초청 모임에는 5명만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레이엄 목사의 페스티벌 집회에 대한 반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달 3∼5일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렸던 집회에서는 일부 기독교인들이 피켓을 들고 반대시위를 벌였다. 그들은 ‘예수는 난민이었다’ ‘증오가 아니라 희망이다’ 등의 메시지가 담긴 피켓을 들었다.
지난 2월 10∼12일 푸에르토리코 산후안에서 열린 페스티벌 집회에서도 교계 지도자들이 집회 전에 성명을 내고 “이웃을 사랑하라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정면 공격하는 트럼프의 표현에 동의할 수 없다”며 “트럼프 정책의 연장선상에 있는 그레이엄 목사도 하나님나라의 가치를 위배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프랭클린 그레이엄 親 트럼프 행보에 전도집회 타격
입력 2017-04-20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