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상도동계 좌장인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에게 당 선거대책위원회 내 ‘하나된 대한민국 위원회’ 상임이사장을 맡긴다. 동교동계 일부 원로들도 문 후보 지지를 선언하면서 문 후보는 ‘통합 민주세력’ 명분을 얻게 됐다.
문 후보는 19일 서울 마포의 한 카페에서 김 이사장과 회동하고 “3당 합당으로 갈라졌던 민주화운동 진영이 다시 하나로 통합됐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합은 개헌을 통해 더욱 확실히 구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이사장도 “나라가 위중한 상황에서 하나된 대한민국을 만드는 적임자가 문 후보라고 생각해 지지하게 됐다”고 화답했다. 그는 “양심적인 보수와 합리적 보수, 민주 보수는 문 후보를 지지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국민대 특임교수를 비롯한 상도동계 인사들도 문 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했다. 민주당 선대위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인 김홍걸 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과 김 특임교수의 결합은 민주화운동 세력의 역사적 화해를 뜻한다”고 부연했다. 장재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과 임복진 전 의원, 이근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 등 동교동계 원로 10여명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문 후보는 또 민주당 경선에서 안희정 충남지사를 도왔던 ‘노무현의 필사’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을 메시지 특보로 임명했다. 민주당은 박영선 변재일 의원을 공동위원장으로 하는 ‘통합정부추진위원회’를 이번 주 내로 출범시키기로 했다.
문 후보가 최근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에게 “(집권 후) 외교·통일과 관련한 내각에 참여해 달라”고 부탁한 사실도 알려졌다. 홍 전 회장은 지난 18일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12일 문 후보가 우리 집으로 찾아와 점심을 함께했다”며 “내가 내각에 참여할 군번은 아니지 않으냐. 평양 특사나 미국 특사 제안이 온다면 그런 것은 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전 회장은 노무현정부 시절 주미대사를 지낸 바 있다. 문 후보 측은 회동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내각 참여 같은 구체적인 자리 얘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강준구 조성은 기자 eyes@kmib.co.kr
문재인 “민주세력 통합”
입력 2017-04-19 19:16 수정 2017-04-20 0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