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다. 장애인복지법에 법적인 기념일로 명시한 날이다.
일본은 국제장애인 권리선언을 선포한 1975년 12월 9일을 ‘장애자의 날’로 지키고 있고, 중국은 ‘장애인보장법’이 공포된 5월 15일을 그들이 말하는 ‘잔질인의 날’로 지키고 있다. 하지만 스웨덴이나 미국 등 소위 선진 복지국가에서는 장애인의 날을 제정하지 않고 있다. 장애 개념에 대해 우리와는 전혀 다른 태도를 갖고 있는 셈이다.
장애인이라는 단어는 한자로 ‘막힐 장(障)’자와 ‘거리낄 애(碍)’자, 그리고 ‘사람 인(人)’자가 합쳐진 말이다. 막히고 거리끼는 사람이란 뜻이다. 물론 영어에서도 장애는 ‘디서빌리티(Disability)’로 ‘능력 저하’, 혹은 ‘무능’이라 표기한다. 유엔이나 미국에서는 장애란 말을 먼저 표기하지 않고 사람을 내세우면서 장애인(People with Disability)과 비장애인(People without Disability)이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다.
2008년 우리나라에서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법이 시행될 때 보건복지부에서는 장애라는 호칭이 부정적이고 좋지 않은 만큼 다른 용어를 사용하자며 용어 공모를 한 적도 있다. 장애라는 단어를 대체하는 적절한 용어를 발견하지 못해서 지금도 장애라는 단어를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새로운 용어가 각광받고 있다. 바로 장애인이 아니라 ‘다름의 능력을 가진 사람(The Differently Abled)’이란 단어다. 장애인이 지닌 약점보다는 강점을 강조한 말이다.
앞을 전혀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이지만 청각·촉각·후각·미각, 심지어 예견적인 지혜를 개발해 국제 애널리스트로 활약하는 신순규 박사가 대표적인 사례다. 신 박사는 서울맹학교 고등부 출신으로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학(MIT)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수재다.
아시아 최초의 다운증후군 영화배우 강민휘씨 케이스도 있다. 다운증후군을 안고 살지만 사회성을 계발해 다름의 능력으로 대중에게 어필하고 있는 인물이다. 자폐인의 독창성과 강직함 일관성 등이 오히려 직업생활에 탁월한 능력으로 드러나는 경우도 수없이 많다. 교회 주일학교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발달장애인들이 복음을 접한 후 예수님을 영접하는 ‘다름의 능력’을 보여주는 경우도 많다.
성경은 장애가 다름의 능력이라는 것을 여러 곳에서 증거하고 있다. 장애가 하나님의 뜻이고 섭리이며 장애를 통한 하나님의 역사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모세가 그랬고, 예수님의 고치심을 입은 장애인들이 하나님의 복음을 전한 것이 그랬다. 장애가 영광의 주체이며 장애를 통하여 복음 사역의 도구가 됨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김종인 나사렛대 재활복지대학원장
[특별 기고] 재활복지의 뉴패러다임 장애는 다름의 능력이다
입력 2017-04-19 2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