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속 의문점에 속시원한 답… 곁에 두면 든든한 두 권의 책

입력 2017-04-20 00:00

성경 문화배경 사전/가스펠 서브 지음/생명의말씀사

IVP 성경난제주석/월터 카이저 외 지음/IVP



성경이 꽂힌 책장에 나란히 꽂혀야 할 두꺼운 책 두 권이 나왔다. ‘성경 문화배경 사전’(생명의말씀사)과 ‘IVP 성경난제주석’(IVP)이다. 각각 성경에 나온 단어의 문화적 의미를 해설하고, 성경 속 의문점에 대해 답을 준다. 양 옆에 두 책을 놓고 성경을 펼친다면, 권위 있는 성경 교사와 함께 공부하는 듯한 든든함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거의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성경 문화배경 사전은 성경의 주 무대가 되는 고대 이스라엘 문화와 주변국들의 풍습, 배경을 상세히 설명한 책이다. 성경은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쓰인 하나님 말씀이다. 그러나 성경 이야기에는 2000∼4000년 전 고대 근동의 문화가 녹아있다. 2017년을 사는 한국인으로서 당시 이 지역의 문화나 일상, 사회풍습을 바로 알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성경, 특히 구약성경은 배경 지식을 알면 의미가 더 분명해진다.

예를 들면 여호수아 7장에는 이스라엘 민족이 아간의 죄로 아이성 전투에 패배하는 얘기가 있다. 이때 여호수아는 슬퍼하며 옷을 찢고 머리에 재를 뒤집어쓴다. 이런 행위는 슬픔과 분노, 참회와 처절한 자기부인의 표시다. 머리에 재를 쓰는 풍습은 당시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등지에서도 행해졌다. 자신도 흙 속에 묻힌 자와 다를 바 없이 죽은 자와 같음을 나타내려는 의도로, 인간이 흙과 같은 볼품없는 존재임을 나타내는 자기비하의 표시다.

히브리인들은 신발을 신고 벗는 일에도 상징성을 공유했다. 신발을 벗을 때는 하나님 앞에서 자신이 죄인임을 인식할 때나 상대방에게 존경을 표할 때, 또 가난하고 궁핍함을 표할 때다. 반면 신발을 신을 때는 고귀한 신분으로서 지위와 권리를 회복할 때, 나그네가 먼 여행을 떠날 때, 복음전파를 준비할 때(막 6:9), 일을 할 때(겔 24:17) 등을 시사했다.

책은 일상생활과 종교생활, 사회생활과 환경 등의 4개 부분으로 나눠져 있다. 한국인 기획자들이 직접 자료를 모아 편집했다는 점에서 이 분야 번역서가 주지 못하는 친근감이 묻어난다. 표제어만 3700여개에 달하며 사전 형식으로 배열돼있다. 책 맨 뒤에는 색인을 두어 찾아보기 쉽게 했다.

성경난제주석은 30여 년간 전 세계에서 25만 부 이상 판매된 성경 연구서다. 1부는 성경 저자의 문제, 구약과 신약의 불일치 등 성경 전체에서 포괄적으로 제기되는 12가지 질문을 다룬다. 2부는 성경 배열 순서를 따라 난해 구절에 대한 구체적 해설을 썼다. 500여 구절 이상의 난해한 성구 주석을 담고 있다. 몇 개를 확인해보자.

‘가인은 어디에서 아내를 얻었는가’(창 4:17)에 대해 가인이 누이와 결혼했을 것이라고 한다. 한 조상으로부터 인류가 번식됐다면 근친결혼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또 근친상간이 형제자매 간 성관계로 확대돼 금지된 것은 후대의 일이라고 설명한다. ‘여리고성은 실제로 무너졌는가’(수 6:20)에 대해선 고고학자들의 성과를 바탕으로 실증적인 해설을 한다. ‘여자는 교회에서 침묵을 지켜야 하는가’(고전 14:33∼34)에 대해 “바울이 여자들의 침묵을 보편적으로 믿었다면 여자들의 머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그렇게 많은 시간을 들여 가르치지 않았을 것”이라고 썼다. 3쪽에 걸친 해설 뒤에 다른 관련 성구(딤전 2:11∼12) 해설을 찾아보라고 안내한다.

미국 고든콘웰신학교 전 총장 월터 카이저, 영국 맨체스터대 성경비평학 교수였던 F F 브루스, 미국 팔머신학교 전 총장 맨프레드 브라우치, 캐나다 리젠트칼리지에서 성서학을 강의했던 피터 데이비즈가 각각 구약 복음서 바울서신 신약 전반을 해설했다. 해당 분야 최고의 권위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권연경 숭실대 교수는 “선명한 성경 이해를 돕는 최상의 참고서”라고 평했다.

글=신상목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그래픽=이영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