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의 사람들] 영입파 전면에… 친노는 지원

입력 2017-04-19 00:01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선대위 구성 이후 하루 1000통의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주당과 경선 캠프가 통합된 ‘국민주권선거대책위원회’에는 119명의 국회의원과 문 후보 측근들, 1100명의 교수단이 포진해 있다.

매머드급 선대위에서도 문 후보와 직접적으로 많은 시간을 접촉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참모들이 있다. 이른바 ‘문 후보의 귀’를 잡고 있는 인사들이다. 대표적 인물로 ‘박원순맨’이었던 임종석 비서실장이 꼽힌다. 임 실장은 매일 2∼3차례 넘게 ‘핫라인’을 통해 문 후보에게 선거 상황 등을 전한다. 문 후보는 19대 총선 직후부터 측근에게 “가장 아끼는 정치인 중 한 명이 임종석”이라고 말해왔다. 임 실장을 ‘캠프 얼굴’로 내민 문 후보는 최근 임 실장과 추미애 대표가 선대위 구성 문제로 대립했을 때도 임 실장에게 힘을 실어줬다는 후문이다. 2012년 선대위에 참여했던 한 선대위 핵심 관계자는 “임 실장이 문 후보 ‘심기 경호’와 선대위-후보 간 가교역할을 맡은 이후 문 후보가 짜증내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문 후보가) 2012년과 매우 달라졌다”고 했다. 문 후보가 경선에서 매주 공개한 ‘주간 문재인’도 임 실장 작품이다.

본부장 중에서는 송영길 총괄본부장과 김민석 종합상황본부장이 문 후보와 매일 접촉할 수 있는 핵심 인사에 속한다. 송 본부장은 “5년 전의 문 후보나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비교하면 소통 능력이 훨씬 발전했다”며 “(지난 3일) ‘양념 발언’도 ‘정서상 잘못됐다’고 문 후보에게 전하니 다음 날 의원총회에서 정정 발언을 하는 리액션이 바로 나온다”고 했다. 역시 운동권 출신인 김 본부장도 정무라인 핵심에 있다.

‘박근혜 가정교사’로 불렸던 김광두 ‘새로운대한민국위원회’ 위원장의 비중은 최근 갈수록 커지고 있다. 김 위원장은 문 후보의 경제정책 기조인 ‘J노믹스’ 설계를 주도했다. 문 후보는 김 위원장의 ‘보수 이력’을 희석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김 위원장과 지속적으로 교류하며 영입에 애를 썼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부터 문 후보와 몇 시간씩 마주앉아 경제 문제를 놓고 토론했다”며 “‘듣는 능력’이 탁월한 문 후보가 단 한 번도 ‘당신 의견이 틀렸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했다.

노무현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들은 대부분 2선에 포진했지만 문 후보에게 ‘직보’가 가능한 인물들이다. ‘노무현의 마지막 비서관’으로 알려진 김경수 의원은 수행대변인으로 문 후보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공식적인 최측근 인사다.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을 지낸 양정철 비서실 부실장은 문 후보의 국회의원 시절 정무적 조언자였고, 히말라야 트레킹에도 동행하는 등 지근에서 보좌했다. 양 부실장은 경선 시작 전부터 의원들을 찾아다니며 “문 후보에게 의견 전달이 어려우면 언제든 말씀해 달라”고 한껏 몸을 낮췄다고 한다. 19대 국회 내내 문 후보를 보좌했던 윤건영 부실장은 문 후보 관련 대부분의 정무 사안을 조율하고 있다. 선대위 관계자는 “선대위 내부에서 의견 조율이 어려운 상황이 종종 발생하는데, 세 사람이 나서서 조율하면 금방 정리된다”며 “세 사람이 선대위의 유기적 운영에 핵심 역할인 것은 분명하다”고 전했다. 한병도 전 의원은 2015년 전당대회 이후 전국 조직 구축을 도맡았다.

통합 싱크탱크 ‘민주정책통합포럼’ 공동대표를 맡은 조대엽 고려대 교수와 국가정보원 3차장 출신인 서훈 안보상황단장은 문 후보 정책라인의 정점이다. 조 교수는 경선 싱크탱크 ‘국민성장’을 구성해 문 후보 정책 공약의 뼈대를 만드는 데 기여했다. 서 단장은 문 후보의 외교·안보 분야 실질적 조언자라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두 사람은 지난 대선 패배 직후부터 학계 및 노무현정부 출신 인사들과 함께 정기적으로 모여 문 후보의 19대 대선 정책을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글=최승욱 정건희 기자 applesu@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