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장로 부부는 집 근처 교회 새벽기도회에 참석했다 황당한 경험을 했다. 평소처럼 ‘방언기도’를 하다 교인들로부터 제지를 당한 것이다. 실랑이를 벌이던 부부는 교회에서 나왔지만 쫓겨난 기분이 들어 불쾌한 마음이 들었다.
방언기도가 잘못된 기도의 방법일까. 교회 현장에선 종종 방언기도를 둘러싼 논란이 벌어진다. 굳이 필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교인들도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논란은 사실 무의미하다는 게 신학자들의 견해다. 방언기도가 성경에 나오는 기도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창세기 20장 7절에 처음 ‘기도’가 등장하는 것을 시작으로 성경에는 기도를 강조하는 구절이 많다. 크리스천들이 이해하는 방언기도는 신약에서 예수님이 처음 언급한다. 마가복음 16장 17절에서 예수님은 “믿는 자들에게는 이런 표적이 따르리니 곧 그들이 내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며 새 방언을 말하며”라고 말한다.
김명실 영남신학대 예배학 교수는 “마가복음 16장에 나오는 ‘새 방언’이 바로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방언기도를 의미한다”며 “각 지방의 언어를 의미하는 ‘구약의 방언’과 ‘신약의 방언’의 의미가 달라지는 변곡점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약성경의 곳곳에 분명 지금 우리가 하는 방언기도의 원형들이 등장하는 만큼 방언기도 자체를 두고 ‘맞다’ ‘틀리다’ 주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방언도 은혜라고 강조하면서 고린도전서 12장 10절을 제시했다. ‘어떤 사람에게는 능력 행함을, 어떤 사람에게는 예언함을, 어떤 사람에게는 영들 분별함을, 다른 사람에게는 각종 방언 말함을, 어떤 사람에게는 방언을 통역함을 주시나니.’ 방언도 성령이 주는 은혜 중 하나임이 분명히 기록돼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교계에 방언기도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남아있는 것은 방언하는 것을 자랑하거나 거짓으로 꾸미는 이들이 일부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방언에만 치중하는 ‘방언주의’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신학자들 중에서는 “신앙의 깊이를 방언의 은사 유무로 재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지성과 영성을 아우르는 균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일부에서 열리고 있는 방언을 받기 위한 특별 집회는 자칫 은사를 상품화·대중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유해룡 장로회신학대 영성신학 교수는 “성령과의 소통 결과로 방언기도를 하는 신자가 자신의 삶 또한 성령과 소통하는 성숙된 삶으로 변화된다면 논란은 사라질 것”이라며 “방언의 은사와 삶의 변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방언기도도 성경적… 영성과 지성 균형 이뤄야
입력 2017-04-19 0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