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vs 중도 vs 극좌… 프랑스의 선택, 5일 남았다

입력 2017-04-18 18:20 수정 2017-04-18 21:18

프랑스 대통령 선거 1차 투표(23일)를 목전에 두고 치열한 선거전이 벌어지고 있다. 박빙의 접전을 펼치고 있는 유력 대선 후보 4인은 17일(현지시간) 수도 파리와 관광도시 니스에서 대규모 유세에 나서 민심에 호소했다.

프랑스 르몽드에 따르면 극우전선(FN) 마린 르펜(49·사진 왼쪽) 대표는 이날 저녁 파리 제니트홀에서 시민 5000여명과 만나 “합법 이민자의 수를 즉시 조정하겠다”며 반(反)이민 기조를 강조했다. 그는 이민자 쿼터제와 함께 외국인 근로자의 의료·교육 혜택을 박탈해 자국 노인과 장애인을 위해 쓰겠다고 공약했다. 유세장 밖에선 시위대 400여명이 행진하다 경찰과 충돌했다.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 등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25명은 “르펜의 반유럽연합(EU) 공약은 프랑스의 안정을 해칠 것”이라며 반대 성명을 냈다.

에마뉘엘 마크롱(40) 전 경제장관도 유세 지역으로 파리를 택해 르펜과 격돌했다. 이번 대선 레이스 중 최대 규모였다. 재정경제부가 위치한 파리 베르시의 아코르호텔에서 지지자 2만여명을 만난 그는 “일부는 사람들에게 프랑스가 고립돼야 한다고 믿게 하려 한다”며 “나는 샤를 드골 전 대통령처럼 좌파와 우파, 중도파의 좋은 점만 택하겠다”고 강조했다. 시민들은 마크롱의 구호 “앙 마르슈(En marche·전진)”에 환호했다.

막판 스퍼트를 올린 좌파당의 장뤼크 멜랑숑(66·오른쪽) 대표는 파리 북동쪽 생마르탱 운하에서 배를 타고 이색 유세에 나섰다. 공화당 후보인 프랑수아 피용(63) 전 총리는 남부 해안가 니스에 들러 유권자들을 만났다.

이날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서 마크롱 전 장관은 23.0%, 르펜 대표는 22.5%, 멜랑숑 대표와 피용 전 총리는 각각 19.5%로 집계됐다. 여론조사업체 관계자는 “지지율 상위 후보 4인 중 누구라도 결선투표(5월 7일)에 진출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선거에선 부동층의 투표율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이 아직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입소스·소프리아-스테리아 설문에선 유권자 중 66%만이 투표권을 반드시 행사하겠다고 답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