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인(人)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뺏고 뺏기는 인재 쟁탈전은 물론 중립적 인사 영입 경쟁도 한창이다.
‘중고 신인’인 두 사람은 신선함·확장성 확보, 집권역량 강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인적 경쟁을 통해 해소하려 한다. 반면 두 후보의 핵심 측근들은 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비선 경계령’ 탓에 고강도 검증에 직면했다.
‘인의 전쟁’은 과거 상대방 지지 인사를 데려오는 데서 시작됐다. 상대방의 신뢰성을 떨어뜨리고 본인의 확장성을 강화하는 1석2조 효과를 위해서다. 문 후보가 지난해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공천심사위원장이었던 전윤철 전 감사원장을 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한 게 대표적이다. 안 후보도 노무현정부에서 일했던 이해성 전 청와대 홍보수석, 안희정 충남지사의 경제자문이었던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영입으로 응수했다.
영입전은 중립적 인사를 대상으로 확대됐다.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을 비롯한 상도동계, 김종인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 그룹, 정운찬 전 국무총리 등 ‘통합’ ‘대탕평’ 취지에 부합하는 인물들이 그 중심에 있다. 김 이사장과 김현철 국민대 특임교수 등 상도동계는 18일 문 후보 선대위 합류를 확정지었다. 김 이사장은 당장 19일 문 후보와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국민통합을 위한 대화’ 행사를 갖고 지원 행보에 나선다. 정 전 총리도 문 후보 캠프의 영입이 확실시됐지만 최근 안 후보가 직접 접촉하는 등 공을 들이면서 반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부작용도 있다. 외연 확장만을 바라보고 충원한 인사들이 돌출 발언과 과거 경력 등으로 하차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안보관을 강조하려던 문 후보가 야심차게 영입한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은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 부인의 비리 혐의 등으로 캠프를 떠났다. 안 후보가 영입한 김운용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부위원장은 공금횡령 등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 탓에 ‘새 정치’와는 거리가 멀다는 평가다.
가상준 단국대 교수는 “인재 영입 규모와 달리 정책적 내용은 보여주기 식에 그치고 있다”며 “후보들이 집권 후 이들을 어떻게 관리할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핵심 측근들은 필수 인력을 제외하곤 2선으로 후퇴하는 분위기다. 대표적으로 문 후보 측 김경수 의원, 양정철·윤건영 전 청와대 비서관, 안 후보 측 박선숙 의원 등은 물밑 보좌에 주력하고 있다. 외곽 자문그룹도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하면서 후보와 거리를 두고 있다. 하지만 중대한 정치적 결정에 대해선 여전히 이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강준구 백상진 기자 eyes@kmib.co.kr
문재인 안철수,뺏고 뺏기고… 무분별 ‘영입 전쟁’
입력 2017-04-19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