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세력 vs 불안한 세력… 문재인 “국정운영 설계도 완성했다”

입력 2017-04-18 18:49 수정 2017-04-18 21:17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8일 오전 제주도 제주시 명림로 4·3평화공원 위령탑 앞에서 유가족과 함께 4·3사건 희생자를 추도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18일 제주와 호남 유세에서 이번 대선을 “준비된 국정운영 세력과 불안한 세력 간의 대결”이라고 규정했다. 국민의당을 정면 겨냥해 “국회의원이 마흔 명도 안 되는 미니정당, 급조된 당, 지역적으로 치우친 당은 위기 상황에서 국정을 감당할 수 없다”고 했다. 또 “호남은 어려울 때 품어주고 부족할 때 혼내주신 어머니”라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유세장 곳곳에서 “저는 대통령 준비를 끝냈다. 국정운영 설계도를 완성했다”며 “당장 내일부터 대통령을 바로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또 “준비된 문재인이 원내 제1당, 두 번의 국정경험이 있는 정통 야당인 민주당과 함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책임지겠다”고 덧붙였다. 문 후보는 이 발언을 할 때마다 주먹을 불끈 쥐고 팔을 흔들며 몸에 힘을 줬다.

문 후보가 ‘안정적 국정운영’으로 유세 기조에 변화를 준 것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견제하기 위한 차원이다. 문 후보 측은 안 후보를 ‘부패·기득권 세력의 지원을 받는 후보’로 묶어두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 ‘적폐 청산’ 대신 ‘포용·통합’을 강조한 것도 같은 이유다. 대선 이후 총체적 위기 상황인 대한민국에는 안정적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지기 위한 포석이다. 문 후보는 오후 전북 전주시 전북대 앞 유세에서는 화합을 기원하는 비빔밥을 비비며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첫날 유세에서 ‘지금 당장 대통령 할 수 있는 후보가 누구냐’고 묻는 대목에서 가장 박수 소리가 크게 났다”며 “신중한 자세로 안정성을 강조하는 선거운동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명박·박근혜정부의 실책도 부각했다. 문 후보는 오전 제주 4·3평화공원을 참배하고 유족을 위로하며 “4·3사건 진상 규명과 명예회복이 김대중·노무현정부에서 시작됐는데 이명박·박근혜정부에서 멈췄다”며 “제3기 민주정부는 4·3사건을 완전히 해결하겠다”고 했다. 전북에선 “박근혜정부 4년간 전북 출신 장관이 단 한 명도 없었다”며 “호남에서도 소외되는 이중의 상실감과 아픔을 제가 전북의 친구가 돼 풀어가겠다”고 약속했다. 광주에선 “저는 전두환정권에 맞서 광주항쟁을 알리고 6월항쟁을 이끌었다. 그때 다른 후보들은 어디서 무엇을 했냐”며 “5·18을 모욕하는 그 어떤 행동도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웅빈 기자, 제주·전주·광주=김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