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18일 대전과 대구 지역을 훑으며 중도·보수층 표심 굳히기에 나섰다. 전날 호남을 시작으로 충청권을 거쳐 영남권까지 1박2일 일정의 이른바 ‘통합 행보’를 이어갔다.
안 후보는 대전 중앙시장 유세에서 “안희정 충남지사의 분권과 통합 정신을 저 안철수가 함께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어 “개혁·통합·미래의 적임자, 누구입니까. 더 좋은 정권교체, 누가 할 수 있습니까”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해선 “계파 패권주의는 말 잘 듣는 사람만 쓴다. 그래서 나라가 이 지경이 됐다”고도 했다. 충청 표심을 잡기 위해 안 지사가 주장했던 ‘국민통합론’을 거듭 띄우며 대전을 ‘4차 산업혁명 특별시’로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안 후보는 “실력이 ‘백’(배경)을 이기는 공정한 나라를 만들어 ‘제2의 정유라’를 확실히 근절하겠다”며 “입시, 병역, 취업 비리 등 청년의 꿈을 빼앗는 3대 비리를 완전히 뿌리 뽑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후보 아들의 채용 의혹을 우회적으로 공격한 것이다.
오전엔 국립대전현충원 참배에 이어 자신이 교수로 재직했던 카이스트(KAIST)를 방문했다. 학생들에게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리더십을 강조했다. 안 후보는 “알파고가 나오니 갑자기 AI(인공지능)에 투자한다고 난리법석이고 포켓몬고가 나오니 VR·AR(가상·증강현실)에 투자한다고 난리”라며 “이제는 정부 주도가 아니라 민간과 과학계 주도로 4차 산업혁명에 대처해야 한다”고 했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제가 대통령이 되면 국민께서 매주 최소 한 번씩은 전문가와 토론하고 결론을 만들어 나가는 대통령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보수진영 후보들이 앞다퉈 찾았던 대구 서문시장으로 이동해 상인들을 만났다. 올해에만 세 번째 방문이다. 안 후보 지지세가 강한 대구의 중심부에서 지지층을 확실히 다지겠다는 포석이다. 안 후보는 대구 동성로 유세에서 “북한이 저를 두고 차악(次惡)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 정권이 저를 두려워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굳건한 한·미동맹, 튼튼한 자강안보를 두려워하는 것”이라며 “김정은 정권에 분명히 경고한다. 핵을 버려라. 도발을 멈춰라”고도 했다. 북한 대남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는 앞서 안 후보에 대해 “보수패당의 차악 선택”이라고 비난했다. 안 후보는 오후 서울로 돌아와 TV토론회 준비에 집중했다.
김경택 기자, 대구=조효석 기자 ptyx@kmib.co.kr
‘보수패당의 次惡 선택’이라고… 안철수 “북한이 나를 두려워한다”
입력 2017-04-18 1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