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습자 수색 개시… 뱃머리 왼쪽 4층부터 진입

입력 2017-04-18 17:41
해양수산부는 18일 전남 목포신항에 거치돼 있는 세월호 4층(A데크) 객실 내부 사진을 공개했다. 3년이라는 긴 시간을 깊은 바닷속에 잠겨 있었던 객실은 곳곳이 무너지고 찢겨 있었다. 왼쪽은 선수 좌현 4층의 객실 모습. 이곳에 미수습자 상당수가 몰려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오른쪽은 선미 좌현 4층 객실 사진. 해양수산부 제공
3년 동안 가족의 귀환을 애타게 기다렸던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또 다른 기다림이 시작됐다. 미수습자 9명을 찾기 위한 수색작업이 개시됐다. 미수습자가 발견되면 수색작업은 즉각 중단되고 수습체제로 전환된다.

해양수산부는 18일 오후 1시부터 세월호 선체 수색에 돌입했다. 8명이 조를 이룬 수습팀은 선수 좌현 4층(A데크)에 뚫은 구멍을 통해 선내로 진입했다. 미수습자 상당수가 몰려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구역이다. 선체 수색과 함께 이름표가 붙은 가방을 포함한 유류품이 속속 발견됐다.

앞서 해수부는 이날 오전 세월호 수색계획을 발표했다. 세월호가 왼편으로 누워있는 현재 상태에서 선수와 선미 양쪽에서 인력이 각각 들어가 선체를 수색하기로 했다. 우현(천장)에서 좌현(바닥) 방향으로도 수색한다. 이날 수색 결과를 토대로 A데크, 3층(B데크) 남은 구역에 대한 수색도 진행할 예정이다. A데크 6개(객실 3, 중앙로비 1, 선미 2)와 B데크 3개(객실 1, 선미 2)를 합쳐 총 9개 진·출입구를 통해 70여명이 투입된다.

수색 중 미수습자가 발견되면 작업을 중단하고 현장 보존과 신원 확인 절차에 들어간다. 펄을 모종삽으로 벗겨내면서 뼛조각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나오면 유해발굴전문가와 신원확인팀을 투입해 현장을 채증한다. 유해가 맞다고 판명되면 검찰의 검시, 해양경찰·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검안을 거쳐 안치실에 안치된다.

이후 국과수가 미수습자 DNA를 채취해 가족의 DNA와 대조한 뒤 신원확인 결과를 수사기관과 가족에 통보·인도하는 과정을 거친다. 신원확인에는 최소 3주 이상 소요될 것으로 해수부는 내다봤다.

다만 세월호의 현재 상태로 봤을 때 수색작업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해수부가 이날 공개한 사진을 보면 세월호 내부는 처참하게 무너져 내렸다. 철제 벽과 기둥은 뻘겋게 녹슬어 있고, 객실은 전체적으로 회색빛 펄로 뒤덮여 있다. 내부 구조물까지 떨어질 듯 여기저기 복잡하게 얽혀있어 미로를 연상케 한다. 3년간 바닷속에서 진행된 부식과 변형으로 붕괴 위험도 높다. 내부 상황을 파악하면서 작업자의 안전까지 고려해야 하다 보니 진척이 더딜 수밖에 없다. 잠정 수색 기간은 3개월로 잡혀있지만 기한이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세종=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