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북 원유·송금 차단 동의… 전쟁은 안 된다”

북핵 문제에서 ‘중국 역할론’을 강조하는 미국에 대해 중국 관영 언론이 원유 공급 중단 조치와 대북 송금 차단에는 동의할 수 있지만 “한반도 전쟁은 안 된다”고 주장했다. 대북 압박에 대한 미·중 공조의 한계를 분명히 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18일 ‘한반도 문제, 중국과 미국 협력 한계는? 왜 중요한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중국은 미국의 북한에 대한 군사행동을 지지할 수 없고 특히 강력한 군사 대응을 통한 북한 정권 전복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환구시보는 우선 “중국이 대북 제재를 강화하고 미국은 공개적으로 북한에 대한 군사 대응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양국 모두 북한 핵문제에 적극적인 대응 방침을 보여줬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국은 북한에 대한 원유 수출을 중단하고 미국이 북한의 금융 루트를 차단하는 등 제재 강화로 대처한다면 미·중 간 협력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강한 군사적 충돌이 일어나 한·미 연합군이 북으로 진격하면 중국도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뜻도 시사했다. 환구시보는 “강력한 군사행동으로 북한 정권을 무너뜨리고 무력으로 한반도 정세를 완전히 뒤집으려 한다면 중국 인민은 해방군이 압록강변으로 올라오는 한·미 연합군을 바라보기만 하는 것을 절대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국을 향해 “중국의 제재 조치가 단기간에 북한의 핵 포기를 이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중국 왕이 외교부장도 이날 베이징에서 기자들에게 “미 당국자들이 군사 공격을 협상 테이블 위에 올려놨다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미국이 아직은 다자회담을 통해 긴장 고조를 막으리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