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한 중인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8일 주한미국상공회의소 행사에서 언급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선’의 겨냥점은 자동차 분야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미 무역흑자의 절대량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한·미 FTA 발효 1년 차인 2012년 108억 달러에서 2015년 179억 달러로 꾸준히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160억 달러로 상승세가 꺾였지만 미국의 자동차 수출액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미국산 자동차 수입액은 17억 달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트럼프 정부 통상정책 기조의 이해와 대응 방안’ 보고서도 자동차 수출이 대미 흑자 확대를 견인한 점을 들며 한·미 FTA에 손을 댄다면 자동차 부문이 0순위가 될 것이라 진단했다.
자동차부품 역시 미국이 눈여겨보는 쟁점 품목이다.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에서 집계하는 ‘한국의 대미 서비스 무역 동향’ 통계를 보면 운수 서비스 분야의 대미 흑자는 한·미 FTA 발효 이후 꾸준히 증가세다. 발효 전인 2011년 26억5000만 달러에서 4년 차인 2015년에는 35억3000만 달러까지 늘었다. 이에 대해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지금 시점에서 세부 품목 등을 얘기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철저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은 한·미 FTA 이후 적자폭이 확대된 지적재산권 사용료나 여행 서비스 분야를 반대급부로 내세울 공산이 높다. 미국 상부무 집계를 보면 발효 이전만 해도 44억 달러 수준이었던 대미 지적재산권 사용료 적자는 발효 2년 만에 71억4000만 달러로 대폭 늘었다. 이후 일정 부분 줄었지만 여전히 50억 달러를 상회한다. 2015년 기준 대미 서비스 분야 적자의 41.8%를 지적재산권 사용료가 차지할 정도다. 여행 서비스 분야도 만만치 않다. 2015년 기준 67억2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매년 적자가 늘고 있다. 김성태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실제 협상을 한다고 해도 우리가 양보할 것과 얻어낼 것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세종=신준섭 기자
한·미 FTA 재협상시 美가 요구할 예상 분야… 車, 對美 흑자 절반 차지 ‘0순위’
입력 2017-04-18 1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