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신인왕 질주 ‘바람의 손자’, 게 섰거라!

입력 2017-04-19 05:02

2017시즌 초반 프로야구(KBO)에서 가장 눈에 띄는 신인 선수는 넥센 히어로즈의 외야수 이정후다. 하지만 예열을 끝마친 또 다른 ‘뉴 페이스’들의 대거 등장해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일단 이정후가 독보적인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정확한 타격 능력 덕분에 아버지 이종범 해설위원과 빼닮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정후는 올 시즌 시범경기에서 타율 0.455(33타수 15안타) 4타점 9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개막 이후 1군에서 꾸준히 선발 출장 기회를 얻었으며 1, 2번 타순을 오가며 팀의 테이블세터 역할을 하고 있다. 16일까지 14경기에서 타율 0.357(56타수 20안타) 2홈런 9타점을 올리고 있다. 이정후는 꾸준한 활약을 펼치고 있지만 “아직 부족하다. 배울 게 많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LG 트윈스의 신인투수 고우석도 야구계에 눈도장을 찍기 시작했다. 고우석은 충암고 출신의 파이어볼러다. 지난해에는 이정후와 18세 이하 청소년 야구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고우석은 시범경기 때부터 선배타자들을 상대로 전혀 주눅이 들지 않고 공격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고우석은 지난 1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강렬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이날도 시범경기처럼 강속구가 돋보였다. 직구 평균 구속이 150㎞대를 넘나드는 빠른 공을 자랑했다. 최고 구속은 151㎞였다. 제구력도 나쁘지 않았다. 고우석은 데뷔전에서 1이닝 동안 1안타 1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생애 첫 홀드를 챙겼다. 고우석은 데뷔전이 끝난 뒤 “무조건 막자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나만의 공을 보여주고 싶었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두산 베어스의 우완투수 김명신은 경성대를 졸업한 대졸 신인이다. 178㎝ 90㎏의 튼실한 체격조건을 갖췄다.

김명신은 130㎞대의 느린 볼을 가졌지만 배짱 넘치는 피칭으로 유희관과 닮았다는 소리도 듣는다. 최근엔 팀 내 5선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더스틴 니퍼트, 마이클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 등 ‘판타스틱4’로 불리는 화려한 두산 선발진에 화룡점정을 찍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명신은 개막 이후 다섯 차례 구원 등판해 경기 감각을 조율했다. 지난 15일 NC 다이노스전에서는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 등판했다. 김명신은 5이닝 6피안타 4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되는 기쁨도 맛봤다.

‘중고 신인’ 허정협(넥센)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2015년 넥센에 입단한 허정협은 주로 2군에서 뛰었다. 올 시즌 1군 경기 출장 기회를 잡은 뒤 뜨거운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11경기에 나서 0.387의 고타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시즌 중고 신인 신화를 썼던 ‘신인왕’ 신재영(넥센)의 뒤를 이을지 주목받고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