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재인 측의 김종인 구애 볼썽사납다

입력 2017-04-18 17:19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이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 대표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박영선 의원이 김 전 대표를 만나 합류를 요청했다. 우상호 원내대표와 김두관 공동선대위원장도 “합류해준다면 정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러브콜을 보냈다. 일각에선 문 후보가 직접 김 전 대표를 찾아갈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이에 김 전 대표는 “내가 지향하는 바를 따라가는 사람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전 대표의 통합정부론이나 경제민주화, 개헌에 문 후보가 화답한다면 지원 가능성을 열어놓은 셈이다.

그러나 김 전 대표는 문 후보와 함께할 수 없다며 불과 한 달여 전에 탈당했다. 그는 문 후보에게 “남이 써준 공약을 읽는 대선 주자”라고 혹평까지 했다. 최근에는 “국가 경영은 ‘삼디 프린터’라고 읽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이에 문 후보는 “김 전 대표는 ‘무조건 나를 따르라’라는 식”이라고 반격했다. 문 후보는 그의 탈당을 만류조차 하지 않았다. 한 표가 아쉬운 상황이라지만 최근까지 거친 언어를 주고받던 인사에게 손을 내미는 문 후보 측의 모양새는 볼썽사납다. 통합의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문 후보 측은 상도동계 좌장 격인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과 김영삼 전 대통령 차남 김현철씨 영입도 노리고 있다. ‘가족 채용 논란’으로 탈당했던 서영교 의원에게까지 자리를 맡겼다. 물량공세를 통해 매머드급 선대위를 구성하는 과거 적폐를 되풀이하고 있다.

선거 때 덧셈의 정치는 필요하다. 전략적 영입은 필수다. 하나의 정당 단독으로 국정을 이끌기 어려운 상황임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영입에도 명분과 원칙이 있어야 한다. 왜 이런 인물이 필요한지를 국민에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표의 확장성만을 위한 무분별한 영입은 역효과를 불러오기 마련이다. 대선에서 승리한다고 하더라도 큰 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