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고단해지는 취업… 올 신규채용 6.6% 줄어든다

입력 2017-04-19 05:00

경기침체에 따른 경영실적 악화와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로 기업들이 신규채용에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신규채용 규모도 2015년 이후 3년 연속 하락세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전국 100인 이상 기업 258개를 대상으로 ‘신규인력 채용동태 및 전망조사’를 진행한 결과 올해 기업들의 신규인력 채용 규모는 전년 대비 6.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18일 밝혔다.

감소폭은 소규모 기업에서 더 컸다. 100∼299인 기업의 채용 규모는 -14.8%였고, 300인 이상 기업은 -5.8%를 기록했다. 학력별 신규채용 규모는 대졸 -7.3%, 고졸 -7.9%로 모두 감소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 5곳 중 1곳(21.0%)은 아예 신규인력 채용계획조차 없었다. ‘신규인력 채용계획이 있거나 이미 채용했다’고 응답한 기업은 53.7%였다. 이는 2011년 64.2%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채용계획을 결정하지 못하거나 유동적이라고 응답한 기업은 25.3%로 나타났다.

신규채용 계획이 없거나 채용 규모를 줄인 기업들은 경기침체에 따른 경영실적 악화를 가장 큰 이유로 들었다. 대내외 불확실성 증가와 정년 60세 시행에 따른 신규채용 여력 축소가 뒤를 이었다. 신규채용 확대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는 절반가량이 임금동결 등 조치가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현 상황에서 어떤 조치도 도움이 안 된다는 응답이 43.8%나 됐다.

기업들의 채용 축소 분위기는 10대 그룹의 상장사에서도 확인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와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10대 그룹 상장사 87곳의 직원 수는 63만22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말 64만4382명에서 2.2% 줄어든 수치다. 지난해 계열사 매각과 구조조정을 단행한 삼성그룹과 조선업 불황으로 타격을 입은 업체들에서 감소폭이 컸다.

채용방식도 신규채용보다 경력채용을 선호하는 현상이 확대되고 있다. 경총에 따르면 올해 기업들의 신규채용 예정 근로자 중 신입직은 69.1%, 경력직은 30.9%를 차지할 것으로 조사됐다. 경력직 채용 비율은 전년 대비 1.6% 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300인 이상 기업에 비해 100∼299인 기업에서 경력직 선호 현상이 더 뚜렷했다. 경총 관계자는 “신입직원에 비해 재교육·훈련 비용이 크게 소요되지 않고 즉시 실무에 투입 가능하다는 장점 때문에 선호 추세가 지속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글=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