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북한은 우리 대통령의 결의나 이 지역 미군의 힘을 시험하지 않는 게 좋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해서도 “북한의 위협을 관리하는 것이 더 적절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펜스 부통령은 17일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과 면담한 뒤 입장 발표를 통해 “시리아,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우리 행동을 통해 전 세계는 새로운 미국 대통령의 힘과 결의를 목도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시험 및 추가 핵실험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상황에서 군사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행동을 취할 수 있음을 경고한 것이다.
펜스 부통령은 또 “우리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이 얼마 전 밝혔듯 어떠한 공격도 퇴치할 것이고 어떠한 재래식 무기, 핵무기 도전에도 압도적이고 효과적으로 대처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주한미군 사드(THAAD) 배치도 예정대로 진행할 뜻을 내비쳤다. 펜스 부통령은 “우리는 방어적 조치인 사드를 동맹에 의해, 동맹을 위해 계속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보복 조치에 대해서도 “한국이 자국을 방어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 경제적 보복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황 권한대행도 “앞으로도 이러한 부당한 조치가 조속히 중단되도록 함께 노력해나가기로 했다”고 확인했다.
펜스 부통령은 면담에 앞서 비무장지대(DMZ) 내 캠프 보니파스를 방문해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펜스 부통령은 “한·미 관계는 굳건하고 불변할 것”이라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한국과 협력하면서 모든 옵션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겠다”고 말했다.
미국 내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허버트 맥마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6일(현지시간) ABC방송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 중단을 거부할 경우 동맹국은 물론 중국까지 포함한 국제 공조를 통해 사용 가능한 모든 옵션을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맥마스터 보좌관은 특히 “북핵 문제는 곪아터질 때가 됐고, 지금이야말로 군사적 옵션을 제외하고 평화적 해결을 위해 가능한 모든 조처를 취해야 할 때”라며 “앞으로 몇 주 혹은 몇 달 안에 군사적 충돌을 제외한 조치를 취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의 도발이 더 이상 계속돼서는 안 된다는 게 중국 지도부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공감대”라고 설명했다.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는 25일쯤 동해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김현길 기자,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hgkim@kmib.co.kr
펜스 “北, 미군의 힘 시험 않는 게 좋을 것”
입력 2017-04-17 18:06 수정 2017-04-17 2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