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10년] “그날의 공포 생생”… 아물지 않는 상처

입력 2017-04-17 18:27
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 10주기를 맞아 추모객들이 16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블랙스버그의 교정에서 초를 들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있다. 이 대학에서 영어를 공부하던 조승희가 2007년 4월 16일 기숙사와 강의실 등에서 총을 난사해 32명이 숨지고 29명이 다쳤다. AP뉴시스

미국 버지니아공대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지 10년이 지났다. 정신질환이 있던 범인 조승희는 2007년 4월 16일 캠퍼스에서 총으로 무차별 난사해 32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사건 발생 10주기를 맞아 16일(현지시간) 버지니아공대에서는 하루 종일 다양한 추도행사가 열렸다고 AP통신 등 현지 언론이 전했다. 테리 매콜리프 주지사와 팀 케인 연방 상원의원은 희생자 가족과 생존자들, 주민 2만여명과 함께 캠퍼스에서 열린 추모행사에 참여했다.

사건 당시 주지사였던 케인 의원은 “그날의 공포를 생생하게 기억한다. 우리는 많은 생존자들과 희생자 가족들과 함께 역경을 이겨냈다. 우리는 늘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사건은 지난해 발생한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나이트클럽 총기난사 사건 전까지 미국 최악의 총기 살인사건으로 기록됐었다. 조승희가 난사한 총탄에 32명이 목숨을 잃고 29명이 부상했다. 이 사건은 미 전역의 학교안전 문제를 재점검하는 계기가 됐으며 총기 규제에 대한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켰다.

매콜리프 주지사와 그의 딸은 조승희가 ‘노리스홀’ 강의실에서 난사했던 시간인 오전 9시43분 헌화 행사에 참여했다. 그는 찰스 스테커 전 총장, 티머시 샌즈 현 총장과 함께 32명의 이름이 새겨진 반원형 추모석을 일일이 둘러보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매콜리프는 “우리는 끔찍한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놀라운 힘을 보여준 희생자 가족들과 생존자들, 그리고 버지니아공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한다”며 “끔찍한 사건을 되새기고 우리에게 그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석철 기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