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성” “역전” “반전”… 票心 속으로

입력 2017-04-17 18:08
17일 0시를 기점으로 제19대 대통령 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각 대선 후보들은 다음달 9일까지 22일간 대권을 향한 치열한 레이스를 펼친다. 이날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유권자들이 대구 경북대학교 앞에서 열린 한 후보의 유세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 대구=최종학 선임기자

19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17일 0시부터 시작되자 5당 후보들은 저마다 새로운 캐치프레이즈를 꺼내들고 22일간의 진검승부에 돌입했다. 위기의 대한민국을 이끌 자신만의 리더십을 설파했고, ‘선두 수성’ ‘역전’ ‘대반전’의 메시지를 던졌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민주당 대선 주자 중 처음으로 대구를 첫 유세지역으로 잡았고, 보수 상징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름을 꺼냈다. ‘적폐 청산’ 대신 ‘국민 통합’을 필승 카드로 꺼내든 것이다. 추격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안방 호남에서 지지층을 다지며 “선거를 위해 호남을 이용하는 후보는 절대 안 된다”고 문 후보를 공격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서민 대통령’,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보수 새 희망’,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외쳤다.

문 후보는 대구 북구 경북대 북문 앞 유세에서 “영남에서 울고 호남에서 박수 치는 승리는 이제 끝내고, 영·호남 모두 박수 치는 승리를 대구시민들이 만들어 달라”며 “전국이 웃다 보면 국민 통합이 절로 될 것이고, 그러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도 기뻐하시고 박정희 전 대통령도 웃으실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전북 전주 덕진구 전북대 앞에서 “정권교체라고 다 똑같지 않다. 더 좋은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며 “대한민국 최고의 정부 드림팀을 만들겠다”고 했다. 문 후보가 꺼내 든 ‘완전한 정권교체’를 겨냥한 발언이다. 안 후보는 오전 서울 광화문 유세에서는 “계파 패권주의는 국민을 분열시켜 자신의 이익을 취하고 있다”고도 했다. 문 후보는 이날 대구에서 수도권으로 북진(北進), 안 후보는 수도권에서 호남으로 남진(南進)하며 동선도 정반대였다.

여론조사에서 뒤처진 범보수 후보들은 ‘역전’을 상징하는 곳에서 대선 유세를 시작했다.

홍 후보는 선거운동 첫 방문지로 서울 가락시장을 택했다. ‘서민 대통령’ 이미지를 의식한 것이다. 시장 상인들과 순대국으로 아침식사를 함께했다. 이어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모신 충남 아산 현충사를 찾았다. ‘금신전선 상유십이’(今臣戰船 尙有十二·신에게는 아직 12척의 배가 남아 있습니다)의 각오로 역전승을 거두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홍 후보는 방명록에 한자로 ‘死生決斷(사생결단)’이라고 적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인천 연수구 인천상륙작전 기념관에서 ‘보수의 새 희망’ 출정식을 열었다. 유 후보는 “(한국전쟁 때) 맥아더 장군이 인천상륙작전으로 13일 만에 서울을 수복했다”며 “우리도 22일 만에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 후보는 패색이 짙어가던 전쟁의 판세를 뒤집어 대한민국을 지켜낸 곳에서 대선의 대역전극을 쓰겠다고 다짐했다.

유일한 진보 세력 주자인 심 후보는 노동의 상징인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역에서 “안 후보는 광화문광장을 떠났고, 문 후보는 개혁 의지가 약하다”며 “60년 기득권 체제를 개혁할 후보는 딱 저 한 사람”이라고 했다.

전웅빈 기자, 아산=이종선 기자 imung@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