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5일 김일성 주석 생일(태양절) 105주년을 맞아 평양에서 진행한 열병식에서 군 현대화가 진전된 모습을 과시했다. 이날 처음 공개된 특수작전군은 방탄헬멧에 야간투시경과 방탄용 조끼, 원통형 탄창(헬리켈 탄창)이 달린 88식 소총으로 무장했다. 원통형 탄창은 기존 탄창에 비해 3∼4배나 많은 탄환이 들어 있다. 특수작전군은 기존 북한 군복과 다른 군복에 검은색 위장크림을 바르고 검은색 선글라스를 착용했다. 황토색 위장복을 입은 전략군도 등장했다. 미사일 전력을 전담하는 전략군이 새로운 군복을 입고 등장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열병식에는 20여종의 무기들이 등장했다. 신형 무기와 함께 구형 무기들을 모두 동원해 통상 30여종을 선보였던 과거 열병식과 달랐다. 이번에는 신형 무기들과 방탄기능을 강화한 차량, 표적 공격방향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작은 날개가 달린 스커드미사일 등 성능이 개량된 무기들을 공개했다.
새로 공개되는 무기들은 10여종이었고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전략무기는 7종에 달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주력해온 북한군 현대화 작업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양국 한국국방안보포럼 수석연구위원은 17일 “규모보다는 진전된 기술력을 과시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수작전군은 북한군 전략 가운데 하나인 배합전(정규전과 비정규전을 동시에 수행하는 전략)에서 중요 역할을 수행하는 특수전 병력을 보다 특화시킨 부대로 보인다. 특수부대원들은 유사시 잠수함이나 공기부양정, AN-2기, 헬기 등 다양한 수단을 이용해 전후방 지역에 침투해 주요 시설 타격 및 요인 암살, 후방교란작전 등 비정규전을 수행한다. 북한은 11군단과 전방군단의 경보병사·여단 등을 중심으로 20만명의 특수부대원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특수작전군은 기존 11군단을 확대해 창설한 것으로 보인다. 특수전 능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략군의 위상도 돋보였다. 상장이나 중장이 지휘했던 다른 부대들과 달리 전략군은 이병철 대장과 김낙겸 대장이 선두에서 행렬을 이끌었다. 김 위원장이 전략군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전략군이 운용하는 미사일 가운데 스커드 계열 미사일과 신형 ICBM 발사관 등 30여기가 열병식에 참가했다. 전략군의 전신인 ‘전략로켓군’이 처음 선보인 것은 2013년 4월 김일성 주석 100주년 생일 기념 열병식이었다. 북한은 2013년 말 전략로켓군을 확대해 전략군을 창설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北, 태양절 열병식서 軍 현대화 성과 과시
입력 2017-04-18 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