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언론 “北 6차 핵실험 땐 원유공급중단 등 제재 동참”

입력 2017-04-17 18:12
사진=AP뉴시스

미국이 연일 북한을 향해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며 고강도 압박을 지속하면서 북한을 굴복시킬 지렛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중국의 호응 정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단 중국은 미국과의 공조를 통해 북한에 압력을 강화하고 있지만 북한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중국은 지난 6∼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이후 대북 문제에 대한 정책 변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은 우선 정상회담 후 양국 정상의 통화를 통해 미·중 공조 의지를 확인하면서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또 북한으로부터 수입한 석탄을 반환하도록 무역회사들에 지시하는 등 제재에도 적극 동참하는 모습이다.

중국 외교부는 공식적으로 ‘대화와 협상을 통한 북핵 문제 해결’이라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관영 매체와 관변 학자들을 통해서는 북한의 6차 핵실험 등 도발 가능성에 대해 강도 높은 경고를 하고 있다.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는 17일 사설을 통해 “6차 핵실험을 감행했을 때는 원유 공급 중단을 포함한 새로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 통과를 지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의 대북 송유관 차단은 북한을 움직일 수 있는 확실한 카드다. 중국은 과거 6자회담 참여를 거부하는 북한을 압박하려는 목적으로 2003년 대북 송유관을 일시 차단한 적이 있다. 당시 북한은 송유관 차단 사흘 만에 손을 들었다. 하지만 중국이 송유관 차단이라는 최후의 수단을 쓰더라도 북한이 굴복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쓸 수 있는 카드가 없다는 게 문제다. 그만큼 중국으로서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중국은 원유 공급 중단 카드로 북한의 핵실험 중단과 함께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재룡 주중 북한대사도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4월 15일) 직전인 지난 12일 이전에 북한으로 돌아간 것으로 파악돼 미·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의 분위기 등을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한이 중국의 경고와 압박에 쉽게 굴복할 것으로 보는 전문가는 많지 않다. 맥 손베리 미국 하원 군사위원장도 폭스뉴스 방송에 출연해 북한의 최근 미사일 발사시험과 관련, ”중국에 대해서는 아마도 북한이 중국에 의존적이지 않다는 메시지를 보내려 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우다웨이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최근 방한 일정을 마친 뒤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지만 아직까지 실현되지 않고 있다. 한 베이징 외교 소식통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만나려면 최소한 중국 상무위원급이 가야 할 것”이라면서 “중국 입장에서는 상무위원을 보내고 빈손으로 돌아올 가능성에 큰 부담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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