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17일 “계파 패권주의 세력에 또다시 나라를 맡길 수 없다”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야-야’ 대결로 펼쳐지는 19대 대선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호남에 화력을 집중하며 표심 잡기에 사활을 걸었다.
안 후보는 이날 오후 전주 전북대 앞에서 열린 거리 유세에서 “계파 패권주의는 줄 잘 서는 사람, 말 잘 듣는 사람만 쓴다. 그래서 이 나라가 이 지경이 됐다”며 “저는 대한민국 최고 정부 드림팀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의 당선은 ‘친박(친박근혜) 패권’이 ‘친문(친문재인) 패권’으로 바뀌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발언이었다. 이어 “‘제2의 정유라’를 확실하게 근절하겠다. 청년의 꿈을 뺏는 입시비리, 병역비리, 취업비리를 완전히 뿌리 뽑겠다”며 문 후보 아들 준용씨의 ‘특혜 채용’ 의혹을 에둘러 언급하기도 했다.
안 후보는 광주 양동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후보가 국민의당을 ‘미니 정당’ ‘급조된 정당’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갈가리 찢겨진 계파 정당이 어떻게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느냐”고 맞받아쳤다. 광주 양동시장과 자동차부품산업단지를 방문하며 호남 표심을 공략한 안 후보는 대전으로 이동해 페이스북 라이브방송도 진행했다. 18일 오후에는 대구로 이동할 예정이다.
달라진 연설 스타일도 선보였다. 안 후보는 지난달 국민의당 호남 경선 때부터 가다듬은 ‘그로울링’(울부짖는 듯한 창법) 화법으로 연설하며 강한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대한민국 최고 드림팀을 만들겠다”고 할 때는 오른손으로 가슴을 치면서 유세장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참가자들에게 자신의 대선 슬로건인 ‘국민이 이긴다’를 세 번 외쳐 달라고 유도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도 보였다.
안 후보는 이날 오전에는 ‘촛불 민심’을 상징하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을 찾아 출근 인사를 했다. 그는 “위대한 국민이 이곳 광화문에서 민주공화국을 선언했다”며 “이번 선거는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선거다. 국민이 만들어줬고, 국민이 이끌고 있고, 국민이 결정하는 선거”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을 상징하는 연두색 셔츠를 입은 안 후보는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린 채 7분간 연설하며 ‘국민’을 28번이나 언급했다.
안 후보는 이 자리에서도 적극적인 모습으로 국민들과 스킨십을 늘렸다. 지나가던 국민들이 “좋은 나라를 만들어 달라”고 하자 안 후보는 이들의 어깨를 끌어안았다. 장병완 총괄선대본부장, 최경환 비서실장 등 선대위 핵심 인사들도 허리를 90도 넘게 굽히는 ‘폴더 인사’를 하며 지지를 호소했다.
안 후보는 남은 선거운동기간 동안 페이스북 라이브방송을 통해 소통 행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손금주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가능하면 매일 페이스북 라이브방송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젊은 후보로서 국민과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백상진 기자, 전주·광주=조효석 기자 sharky@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
안철수, 촛불의 상징 광화문 찍고 ‘호남 공략’
입력 2017-04-17 18:13 수정 2017-04-17 2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