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도 진출했다… 클라우드 시장 주도권 경쟁 치열

입력 2017-04-17 17:50
박원기 NBP 대표가 17일 서울 강남구 네이버 파트너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클라우드 사업을 소개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IBM 등이 장악한 클라우드 시장에 네이버가 뛰어들었다. 클라우드는 데이터를 보관하는 가상 저장공간을 의미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음성인식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기술 분야가 각광받으면서 클라우드 시장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네이버에서 IT 인프라를 지원하는 자회사 NBP(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는 17일 클라우드 서비스 상품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2년 내 글로벌 5위 기술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우선 기본적인 30여개 인프라 상품을 출시하고 매월 4∼5개 상품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요금도 경쟁 상품들보다 저렴한 수준이다.

해외에도 9개국에 거점을 마련,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뒷받침한다. 현재는 국내와 싱가포르, 미 서부 지역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안으로 홍콩, 일본, 독일 등 서비스 지역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해외 기업들이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언어 지원도 예정돼 있다.

이미 글로벌 업체들이 진출한 국내 클라우드 시장에 뒤늦게 뛰어든 후발 주자라는 한계도 있다. 네이버는 그동안의 비즈니스 노하우와 성공 경험을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원기 NBP 대표는 “먼저 시장에 진출한 기업들로부터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누구나 쉽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매뉴얼을 개발하고 무료 기술 지원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내에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클라우드 사업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에 활발히 투자하겠다는 의미다. 네이버는 2013년 국내 인터넷 기업 최초로 친환경 데이터센터 ‘각(閣)’을 구축했다.

KT도 기업 전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강화한다. KT는 서울 목동 클라우드 데이터센터에 기업 전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위한 ‘서울-M2존’을 구축했다. KT는 국내 최초로 미국에서 독자적인 글로벌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며 국내외 총 7개의 기업 전용 멀티존을 운영하고 있다. KT는 서울-M2존을 기존 클라우드 서비스와는 차별화된 고성능, 고사양 서버로 고도화했다고 설명했다. MS는 지난 2월 서울과 부산에 세운 데이터센터를 통해 오피스365를 서비스한다고 발표했다.

기업들이 클라우드 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인공지능(AI) 등 기술 생태계 구축에 클라우드가 필수적인 영역이기 때문이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국내 클라우드 시장은 지난해 약 1조1900억원 규모로 전년도에 비해 55.2% 성장했다. 올해 시장 규모는 2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차원에서 공공 부문에 클라우드 도입을 추진하면서 시장은 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 기관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이 2468억 달러(약 28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