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민이 스마트폰 앱으로 맨발 사진을 찍어 보내면 3D 프린터로 제작된 맞춤형 깔창이 집으로 배달된다. 빅데이터가 환자 개개인의 유전체와 생활방식을 분석해 최신 논문과 임상 사례를 의료 현장에 제공한다.
세계는 사물인터넷과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지능정보기술로 생산과 소비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연결하는 4차 산업혁명을 서두르고 있다. 반면 한국의 4차 산업혁명 대비는 세계 25위에 머물렀다. 미래창조과학부 미래준비위원회는 17일 출간한 ‘10년 후 대한민국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생산과 소비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4차 산업혁명의 화두는 다양화와 융합이다. 다양화는 맞춤형 생산을 가능케 하고 융합은 제조와 서비스를 결합한다. 소비자가 상상한 자동차를 7일 이내에 만들어 배송하는 미국 로컬모터스의 고객 주문 맞춤형 전기 자동차는 다양화의 좋은 사례다. 3D 프린터가 사람마다 천차만별인 치아 임플란트를 간단하게 제작하는 모습도 이뤄질 수 있다.
융합의 예는 미국 주거 자동화 전문회사인 네스트에서 찾을 수 있다. 네스트는 온도조절기로 가정 내 가전제품과 조명을 제어해 최적의 생활환경을 만든다. 기업의 최종 생산품이 판매된 이후에도 끊임없이 개선하며 서비스를 제공하는 셈이다. 제너럴 일렉트릭(GE)이 항공기 엔진을 판매한 이후에도 데이터 분석으로 엔진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모습도 융합의 예다.
스위스글로벌금융그룹은 우리나라의 4차 산업혁명 준비 정도를 25위로 평가했다. 교육수준(23위) 혁신성(19위) 인프라(20위) 등에는 강점이 있었으나 노동유연성(83위)과 법적보호(62위)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전문가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규제·제도 측면에서 준비가 부족하다고 조사됐다.
이광형 미래준비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은 생산·제조 시스템에 소비자의 요구를 결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것”이라며 “보고서가 다가올 미래의 구체화된 모습과 방향성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
우리나라 4차 산업혁명 대비 수준은? 세계 25위… 10년 후 ‘생산과 소비 융합’
입력 2017-04-17 18:18